제2의 밀양? 충주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주목... 정치인 아들도 있다

2024-07-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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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폭행 사건에 얼룩진 과거와 현재

충주 고교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정치인 자녀에 대한 무죄 판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여학생 자료 사진 / junior high school student-shutterstock.com
여학생 자료 사진 / junior high school student-shutterstock.com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은 2020년 발생한 충주 고교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오는 18일 열 예정이다.

충주 고교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고교생 9명이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고생을 충주의 한 모텔에서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검찰은 8명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1명에게는 강간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 자료 사진 / everything possible-Shutterstock.com
법원 자료 사진 / everything possible-Shutterstock.com

1심을 맡았던 청주지법 충주지원 제1 형사부는 9명의 피고인 중 3명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반면 6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일부 가해자가) 용서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이 과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 중 한 명의 부친이 국민의힘 소속 충주시의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전무죄' 논란이 불거졌다.

성범죄에서 용서의 형태는 금전으로 피해를 배상하는 민사 합의가 대부분이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피고인들을 이르는 것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3명은 성폭행 혐의가 인정됨에도 합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며 쌍방 항소했다.

이번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여러 면에서 유사점이 발견된다. 당시 밀양 사건에서는 남학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가해자 중 10명을 기소하고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냈다. 피해자와 합의한 학생들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후 사건이 재점화되자 안병구 밀양시장 등 지역 민·관은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충주 사건과 밀양 사건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성폭행 사건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일부에서는 이를 근거로 충주시장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범죄, 특히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관련 사건의 피고인 가족이 공직을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모두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