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경찰서 성범죄 누명 사건' 피해자 또 폭로 “동탄경찰서에 갔는데 그곳에서...”

2024-07-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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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X 씹은 표정으로 사과... 그런 사과 필요없다”

문제의 사건이 벌어진 화장실과 화성동탄경찰서. / KBS 뉴스 영상 캡처
문제의 사건이 벌어진 화장실과 화성동탄경찰서. / KBS 뉴스 영상 캡처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서 성범죄로 몰려 강압수사를 받은 20대 남성 A 씨가 경찰의 억지 사과에 분노를 표출했다.

A 씨는 3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에서 경찰로부터 사과 같지 않은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동탄경찰서를 찾았다. 여자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봤다고 자신을 무고한 50대 여성 B 씨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무고죄 피해자로서 피해 사실을 진술하기 위해서 경찰서를 찾아갔다. 무료로 자신을 돕겠다고 나선 변호사와 함께였다.

A 씨는 “사실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내부에 난리가 났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경찰서 분위기는 한산하고 여유로워 보였다”고 했다. 화장실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조사 차 방문했다고 하니 한 경찰이 A 씨를 조용한 사무실로 안내했다.

A 씨는 “여성청소년과장이 있었는데 상투적인 사과를 조금 하고는 일정이 있다면서 해당 인원들을 데려왔다”고 했다. 여성청소년과장은 B 씨 신고를 받고 자신을 처음 찾아온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강력범죄수사팀 소속 경찰 2명과 여성청소년강력범죄수사팀장을 데려와 A 씨에게 사과를 하게 했다. 사과를 받은 A 씨는 언짢아졌다.

“사과를 하려는 태도인지…. 자기 억울한 거 말하려고 나온 건지…. 자발적으로 사과하겠다고 나와서 자기네들은 수사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대답하더군요. 순 변명만 했는데 이럴 거면 왜 보자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분은 방에 들어올 때부터 X 씹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표정이었어요. 정말 객관적으로 봐도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제가 악성 민원인이 된 기분이었어요.”

A 씨는 “더 황당한 건 제가 어떤 부분에서 실망스러웠다고 얘기하는데 또 제 말을 끊으려 했다는 점”이라며 “말을 끊지 말라고 하고 계속 얘기했는데 뭔가 언짢은 기색이어서 ‘표정이 왜 그러냐’고 ‘사과할 생각이 없나’라고 물으니 미안하다고 하긴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별로 들을 가치가 없었다. 다들 허리가 참 꼿꼿하더라”라고 말했다.

A 씨는 무고죄 피해자 조사를 받을 땐 “B 씨가 최대한 벌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신고자가 아직까지 자신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B 씨를 겨냥해 “우울증은 무고죄의 처벌을 감형할 사유가 될 수 없다. 전 세계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그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는 아니잖나. 저는 선처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했다.

A 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 10분쯤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한 아파트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의 여자 화장실에서 B 씨가 용변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는 누명을 썼다.

A 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은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 몇 살이야"라고 A 씨에게 반말을 했다. A 씨는 사건 번호를 확인하려고 경찰서를 찾았을 때 응대하던 경찰관이 자신에게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된다"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경찰이 무죄 추정 원칙을 내팽개치고 성범죄자로 낙인찍고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