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에 서울시가 급히 머리 맞댄 '대책'

2024-07-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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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에게 실질적인 안전판이 되도록 가장 강력한 차량용 가드레일을 설치

서울시가 시청역 사고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 현장의 가드레일은 애초에 도보와 도로를 구분하고 보행자가 도로로 넘어가지 못하게 막아두기 위한 '보행자용' 가드레일"이라며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부딪혔을 때 튕겨나가지 않도록 하는 '차량용' 가드레일이 아니었고 이번 사고처럼 빠른 속도로 차량이 돌진했을 때를 고려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보행자에게 실질적인 안전판이 되도록 가장 강력한 차량용 가드레일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하지만 아무리 가드레일의 안전성을 강화해도 차량이 빠른 속도로 오면 보행자를 보호하는 데 실효성이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시 측은 "보행자용 가드레일로 모두 묵직한 쇠파이프를 박을 수도, 이번처럼 비상식적인 돌발사태를 대비할 수도 없다"며 "자치구와 공동으로 국토부 기준에 미달한 게 있는지 점검하고, 직선대로이면서도 상시 보행자가 많은 위험 지역을 우선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도심에서 벌어지는 교통사고로부터 행인들을 보호하려면 가드레일을 얼마나 튼튼히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차량이 보행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다른 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서울 시청역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교통사고 저감 대책 및 철저한 자격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 교통정책과에서 공무원이 반납이 완료된 운전면허증을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시청역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교통사고 저감 대책 및 철저한 자격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 교통정책과에서 공무원이 반납이 완료된 운전면허증을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서울시는 "최근 신설되는 도로는 맞닿은 보도보다 높이가 15~25cm 낮아야 하나, 이런 높이차(단차)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위험성이 높은 도로 구간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며 "지름이 20~30cm인 아름드리 가로수를 식수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 모(68) 씨가 몰던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들이받아 9명이 사망했다.

3일 오후 5시 20분쯤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앞에서 택시가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보행자 3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택시는 후진 중이었고, 구급차를 먼저 충돌한 뒤 다시 전진하면서 보행자와 차량 4대를 치고 응급실 벽면까지 파손시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1명이 중상을 입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모두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60대 후반의 택시 운전자 A 씨는 사고 직후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A 씨는 현장 음주 측정 결과 음주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