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가려고 했는데…” 시청역 대참사로 아들 잃고 곡기 끊은 엄마

2024-07-0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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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7일 일할 정도로 성실하고 평판 좋았던 A 씨, 동료들과 함께 변 당해

시청역 대형 교통사고로 숨진 한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3일 시청역 인근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한 장소에 국화가 놓여 있다. / 뉴스1
3일 시청역 인근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한 장소에 국화가 놓여 있다. / 뉴스1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인도로 돌진한 차량에 치여 사망한 A(35) 씨가 사고 며칠 전 가족 여행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이 소식은 3일 중앙일보를 통해 전해졌다.

A 씨는 사고 당시 직장동료 두 명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길에 서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 직장 동료 두 명도 사망자 9명에 포함된 B 씨와 C 씨다. 세 사람은 주차관리 용역업체 소속으로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며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A 씨의 어머니는 "셋 다 회사에서 그렇게 성실해서 평판이 좋았다더라"라며 눈물을 훔쳤다.

대학생 때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려 스스로 아득바득 돈을 모을 정도로 착한 A 씨였기에 가족들은 더욱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A 씨 부모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빈소를 지켰다. 아버지는 사고 당일 사망 소식을 들은 뒤부터 한숨도 못 잤고 어머니는 이틀째 곡기를 끊은 상태였다.

A 씨의 이모부는 "집안 형편이 어렵지 않은데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 모아 스스로 등록금을 냈던 조카"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10년 넘도록 주말마다 롯데월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취업한 뒤엔 평일까지 주 7일씩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며칠 전 A 씨 가족은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아버지는 "여름휴가로 제주도를 가기로 했는데 일정을 당겨서 미리 갔다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 텐데"라며 애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한 A 씨는 영정사진도 마땅치 않았다. 결국 A 씨의 부모님은 아들이 생전에 카카오톡 프로필용으로 보낸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써야 했다.

A 씨는 "아들이 생전에 카카오톡 프로필용 사진을 찍어 보냈던 사진을 영정 사진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라며 "사진을 보면 꼭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고 방에서 나와 '엄마'하고 부를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A 씨 빈소 옆엔 동료 B 씨와 C 씨의 빈소도 있었다. 어머니는 "그래도 셋이 함께 가니까 그나마 외롭지 않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