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주장 속...시청역 가해 차량 내 ‘블랙박스’ 음성 공개

2024-07-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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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 주장

지난 1일 13명 사상자를 낸 ‘시청역 참사’ 가해 차량 운전자 차 모(68) 씨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 내 블랙박스에 녹음된 음성이 공개됐다.

3일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5명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사고차량을 수습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5명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사고차량을 수습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매체는 사고 차량 운전자 차 씨가 급발진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밝히며 차량 블랙박스에는 차 씨 부부가 운전 중 놀란 듯 ‘어, 어’ 하는 음성 등만 담겼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차 씨와 동승자인 차 씨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블랙박스 오디오에 별다른 단서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다.

경찰에 따르면 앞서 1일 오후 9시 27분쯤 차 씨가 운전한 차량은 시청역 인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세종대로 방향 일방통행 4차로 도로를 250m가량 역주행했다.

시속 100㎞ 가까이 가속한 차량은 횡단보도 근처 인도로 돌진해 그대로 덮쳤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재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차 씨는 사고 직후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가운데, 경찰은 운전 부주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한편 급발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다만, 전문가와 목격자들 사이에서는 사고 당시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볼 때 급발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차량이 감속하다가 스스로 멈춰 선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이다.

전날(2일) 교통사고 전문가 한문철 변호사도 의견을 제시했는데,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블랙박스의 오디오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운전자가 브레이크가 듣지 않아 당황하는 부분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가 견인차로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 가해차량을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가 견인차로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 가해차량을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경찰은 일단 급발진은 차 씨의 진술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과수 감정을 토대로 차 씨가 사고 전후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여부, 차량 속도 등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브레이크 작동 여부는 운전미숙 또는 급발진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데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다만 해당 차량은 지난 5월 종합 검사에서는 제동력 등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검사 결과를 확인해 보니 모든 항목이 '양호'로 돼 있었다"고 전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