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철수세미 나왔다... 환불은 됐고 그냥 알려드린다” (+인증)

2024-07-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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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게재된 글

피자집 업주의 잘못을 용서한 손님의 일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WBMUL-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WBMUL-shutterstock.com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철수세미 나와 환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자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 씨에 따르면 그는 한 손님으로부터 메시지와 사진을 받았다.

해당 메시지엔 "6월 22일 점심에 주문한 피자를 먹다가 남겨둔 조각을 지금 먹고 있는데 철수세미 같은 것이 나왔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에도 피자 옆에 철수세미에서 나온 듯한 가느다란 철실이 있다.

고객에 A 씨에게 보낸 사진 /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고객에 A 씨에게 보낸 사진 /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A 씨는 즉시 손님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죄송하다. 부산에서 폐업한 피자집에서 도구를 사 왔는데 너무 더러워서 철수세미로 닦았다. 이물질을 걸러내려고 했지만, 아직 남아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하며 자신이 사용한 피자 팬 사진을 첨부했다.

A 씨가 중고로 구입해 사용한 피자 팬 /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A 씨가 중고로 구입해 사용한 피자 팬 /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그러면서 "저 때 말고는 철수세미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연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남은 것이 있는지 다시 확인하겠다"고 덧붙이며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손님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손님은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연락드렸다.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보상을 받으려던 것도 아니니 환불은 괜찮다. 앞으로 조금 더 신경 써서 운영하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에 A 씨는 재차 사과하며 "식사 중에 철사가 나오면 기분이 상할 수 있는데 제가 뭐라도 해드리고 싶다. 다음에 주문하실 때 '철사 나온 고객님'이라고 적어주시면 서비스라도 챙겨드리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A 씨는 이 일에 대해 "좋은 고객님이 너그러이 넘어가 주셨다.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들로 인해 고통받는 일도 있었지만, 이런 손님들 덕분에 다시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해당 글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손님과 업주 모두 인품이 뛰어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