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가해 차량 동승자는 아내...사고 직후 현장서 남긴 말

2024-07-0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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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차량 운전자 남성 A (68)씨 현장서 검거

서울 시청역 인근서 역주행 차량이 인도에 돌진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동승자인 아내가 한 말이 알려졌다.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인도 돌진해 9명 사망·4명 부상 / 연합뉴스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인도 돌진해 9명 사망·4명 부상 / 연합뉴스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이 차량은 빠르게 달려 도로에 있던 BMW와 승용차 한 대를 차례로 추돌한 후,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쪽으로 돌진해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그대로 덮쳤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가해 차량은 사고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 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사람이 10명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오후 9시 33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37대, 인원 134명을 투입해 현장을 수습했다.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 남성 A (68)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운전자의 아내 60대 여성도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동아일보에 따르면 동승자인 아내는 매체에 “차가 막 여기저기 다 부딪혀서 저도 죽는 줄 알았다”며 당혹스러움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편은 음주를 하지 않았다. 사고 직후 경찰이 바로 측정했다. 남편 직업이 버스 운전사라 매일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술은 한 방울도 안 마셨다”며 음주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갑자기 급발진하면서 역주행이 일어났다”고도 주장했다고 매체는 말했다.

현재까지 A 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고 음주운전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 투약 여부나 졸음운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도에 설치된 분리대가 완전히 파괴되어 파편들이 흩어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70대 남성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보행자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 파악 중으로, 사상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지난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도에 설치된 분리대가 완전히 파괴되어 파편들이 흩어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70대 남성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보행자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 파악 중으로, 사상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한편, 이날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들의 성별과 연령대는 50대 남성 4명, 30대 남성 4명, 40대 남성 1명이다. 이들은 영등포병원 장례식장과 국립중앙의료원,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각각 옮겨졌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운전자도 다쳤기 때문에 아직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진술이 가능한 시점에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음주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를 했는데 음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 운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