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인기 있을 줄 알았는데"…탕후루 가게 점주들의 한숨
2024-07-0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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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 매장, 올해 들어 폐업 수 급증
중국 간식 '탕후루'의 인기가 급속히 사그라들면서 수백 개의 매장이 폐업 위기에 처했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중국 간식 탕후루 매장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43개의 탕후루 가게가 문을 닫았다. 지난해 1300여 개의 매장이 새로 개업했지만, 올해는 50곳에 불과했다.
반면 폐업한 가게는 지난해 72곳에서 올해 190곳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34개의 탕후루 가게가 폐업해 하루 평균 2곳꼴로 문을 닫고 있다.
전국 탕후루 가게 수는 지난달 초만 해도 1500개가 넘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기준 1495개로 줄었다. 유명 탕후루 프랜차이즈 가게는 지난해 11월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2년 만에 500호점을 열었지만, 현재 매장 수는 490개에 그쳤다.
탕후루 가게 점주들은 빠르게 변하는 디저트 트렌드와 지나친 설탕 사용으로 인한 과당 논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폐업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년 전 탕후루 매장을 열었다가 올해 폐업을 결정한 점주 A 씨는 세계일보에 "인기가 꽤 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열풍이 끝났다"며 "디저트 트렌드가 인스타그램 등을 타고 너무 빨리 변해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근접 출점 문제도 심각하다. 경기도에서 탕후루 매장을 운영하는 B 씨는 세계일보에 "지난해 인접한 골목에만 세 개의 매장이 생겼고, 그중 한 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행을 쫓아 무작정 매장을 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하루 매출 10만 원도 못 벌 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창업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에 "유행을 기준으로 창업하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해져 리스크가 크다"며 "특히 한국 디저트 시장은 주기가 짧아 창업 전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권의 특성이나 계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창업이 필요하며, 매출이 안 나온다고 무작정 문을 닫기보다는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거나 '숍인숍' 방식으로 변화를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탕후루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많은 점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보다 신중한 창업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