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이용하다 성범죄자로 몰린 사연에 '단국대 성희롱 사건' 소환 (+이유)

2024-06-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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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서 성희롱당했다는 여학생, 그런데 남학생 측 입장이…

A 씨가 사건에 휘말린 화장실. 왼쪽이 여자 화장실, 오른쪽이 남자 화장실.  / 디시인사이드
A 씨가 사건에 휘말린 화장실. 왼쪽이 여자 화장실, 오른쪽이 남자 화장실. / 디시인사이드

군대에서 갓 전역한 20대 남성이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서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려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사연에 대해 남성 누리꾼들은 누명을 썼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일부 남성 누리꾼들은 온라인에서 과거 남성이라는 이유로 애꿏게 범죄자로 몰렸을 가능성이 있는 성범죄 사건을 소환하며 여혐(여성 혐오) 분위기를 환기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아파트 내 헬스장 남성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연의 당사자 A 씨는 지난 24일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 중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아파트 내 화장실을 찾았고, 다음날 ‘누가 여자 화장실을 훔쳐봤다’는 민원을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하게 됐다.

경찰은 A 씨에게 “여자 화장실에 있는데 어떤 남자가 들어와서 자기 용변 보는 걸 엿보고 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방범 카메라(CCTV)를 보니까 당신의 인상착의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처벌 수순을 밟을 처지에 놓였다. 수사당국과 법원은 피해자가 자신과 아무런 원한 관계가 없는 타인을 무고죄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신고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로 남성 누리꾼들은 "증거도 없이 여자의 말만 듣는구나", "반대로 남자가 그랬어도 저럴까", "그동안 저렇게 얼마나 많이 무고한 사람을 피의자로 만들었을까" 등 젠더 문제를 건드리며 A 씨에 대해 동정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에브리타임에 게재된 성희롱 관련 게시글.
지난해 7월 에브리타임에 게재된 성희롱 관련 게시글.

같은 맥락에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는 '동탄 화장실 사건과 비슷한 단국대 성희롱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로 작년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진 성차별성(?) 성범죄 사례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 사례의 얼개는 이렇다.

지난해 7월 단국대 22학번 여학생 B 씨는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 교내에서 남성 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겪었다는 폭로 글을 올렸다.

B 씨는 곰상(곰 조형물) 앞에서 줄넘기하고 있었는데 남학생 3명이 지나가더니 뒤에다 대고 "XX(여성 성기) X고 싶다'고 소리쳤다고 주장했다.

단국대 여학생이 공개한 사진. / 에브리타임
단국대 여학생이 공개한 사진. / 에브리타임

B 씨는 이들의 사진을 찍어 에타에 공개해 "아는 학생이신 분 연락 부탁드린다"며 공론화시켰다.

B 씨의 성희롱 주장 게시글이 게재된 뒤 얼마되지 않아 에타에는 '사진 속 학생'이라고 자처하는 남학생 C 씨가 반박 글을 남겼다. 그의 해명은 B 씨의 주장과는 사뭇 달랐다.

C 씨는 "CCTV를 확인한 결과 해당 여학생과 어떠한 콘택트도 없었고 눈길도 주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변호사 조력을 받은 점을 공개해 법적 대응을 암시했다.

그러자 어찌 된 영문인지 B 씨의 글은 삭제되면서 몇몇 누리꾼들은 B 씨가 오버했다는 쪽에 한표씩을 던졌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