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총기 사망' 이등병 괴롭힌 간부·선임병들이 내놓은 황당한 입장
2024-06-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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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행위 자체는 인정하지만...”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가 초병협박 혐의로 기소된 A(22) 씨와 모욕 혐의로 기소된 B(24) 씨, 강요와 협박 혐의를 받는 C(22) 씨에 대한 첫 공판을 25일 진행했다.
김 이병 선임병이었던 A 씨는 초병 근무 중 암호를 확인하는 수하(야간 경계근무 때 피아 식별을 위해 초병이 하는 행위)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를 추궁하면서 김 씨를 협박한 혐의, 분대장(하사)이었던 B 씨는 김 이병의 말투를 따라 하며 모욕한 혐의, 선임병이었던 C 씨는 김 씨에게 실수 노트 쓰기를 강요하거나 총으로 쏴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6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객관적인 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법리적으로 혐의가 적용될 수 없다거나 범행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피고인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함에 따라 재판부는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던 인물들을 차례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 이병의 부친 김기철 씨는 "가해자들의 뻔뻔한 태도를 용서할 수 없다. 재판 후 가해자에게 항의했더니 가해자 어머니가 되레 '내 아들도 죽을 뻔했다'라는 말을 듣고 기가 막혀서 어이가 없었다"라고 말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김 씨는 2022년 11월 28일 강원 인제군 육군 12사단 GOP에서 경계근무 중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당시 김 씨는 경계근무 중이었으며, 사건 직후 군 당국은 김 이병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김 씨 유가족과 군인권센터가 선임병과 상관의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며 진실 규명에 나섰다.
군인권센터는 김 씨가 생전에 선임병과 상관으로부터 폭언, 협박, 구타 등의 괴롭힘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사망 당일 김 씨가 근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선임병으로부터 "근무 끝나고 보자" "이번에는 죄송하다는 말로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부대가 구급차 진입을 13분간이나 막았다면서 부대 차원의 사건 은폐 작업이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군사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8명을 민간 경찰로 넘겼다. 강원경찰청은 이들 중 4명을 송치했고, 검찰은 이들 중 3명을 기소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