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감독 아동학대로 피소…피해 아동이 작성한 노트

2024-06-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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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감독,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돼 충격을 안기고 있는 가운데, 피해 아동이 직접 학대 정황에 대해 적은 노트가 공개됐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감독 / 연합뉴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감독 / 연합뉴스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손축구아카데미'에서 손웅정 감독과 코치 등 3명이 소속 유소년 선수에게 아동학대를 한 혐의로 피소됐다.

사건은 지난 3월 19일 아동 A 군의 부모가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 9일 B 코치가 아들 A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A 군 부모는 지난 3월,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의 허벅지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고, 그간 맞은 횟수를 적을 것을 요청했다.

A 군은 노트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C 코치 엉덩이 1번, 속상하고 기분이 나쁨', 'D 코치 꿀밤 4번, 발 엉덩이 6번, 귀 당기기 2번, 구레나룻 2번'이라며 자신이 겪은 학대 정황을 적었다.

이외에도 진술서에는 손웅정 감독에게 훈련 중 실수를 하고 기본기 훈련을 잘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욕설을 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 아동 A 군이 학대 정황에 대해 직접 쓴 노트 / 연합뉴스
피해 아동 A 군이 학대 정황에 대해 직접 쓴 노트 / 연합뉴스

A 군이 작성한 노트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꿀밤, 귀 땡기기 이런 것도...?", "음... 요즘 기준이 있는 거니까", "지금 세상엔 이러면 안 된다", "학교에서 그랬으면 더 난리 났을 듯", "언제 적 체벌을... 이래서 스포츠가 안 된다", "저게 가볍다는 사람들은 뭐지? 시대가 어느 시댄데", "요즘 아이들 보면 어느 정도 체벌이 필요해 보이긴 한다", "옛날이었으면 몰라도 요즘 시대에 때리는 건 좀...", "내가 꼰대인가 잘 모르겠는데...", "꿀밤, 귀땡기기 나도 살면서 받아본 적 없다. 학교에서 저러면 난리 난다", "유소년 대상 아카데미에서 저러면 문제 되는 거 맞다. 요새 누가 봉으로 엉덩이를 때리냐", "체벌 옹호하는 댓글은 뭐냐. 요즘은 아예 때리면 안 된다", "저걸로 합의금 수억 원을 요구한 건가...?", "그냥 애기만 불쌍하다...", "체벌이라는 게 원래 작은 거에서 점점 수위가 올라가는 거다", "요즘은 이 정도로 고소를 하는구나. 많이 바뀌긴 한 것 같다", "항의면 몰라도 고소까지 갈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A 군의 부모는 고소 이후 아카데미 측에서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 등 3가지 조건을 내걸며 합의를 제시했지만 거부했다고 밝혔다. A 군 측은 "앞으로 아들이 축구 생활을 하는데 제약이 생길까 봐 염려스럽다. 아카데미를 찾았다가 우리와 비슷한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손웅정 감독은 이날 피소 입장문을 통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와 그 가족에게 사과한다면서도 A 군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손 감독은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