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화재 현장에 나갔던 경찰입니다” 내부 비판 글, 급속 확산 중

2024-06-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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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확산

경기 화성시 화재 참사 현장에서 경찰이 방독 장비 없이 근무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경기남부경찰청이 뒤늦게 방진 마스크를 지급했다.

'화성 화재 현장에 나갔던 경찰입니다'란 제목의 글이 지난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빠르게 확산했다.

자신을 경찰기동대 소속 경찰관이라고 밝힌 익명 A 씨는 "경찰기동대 직원들을 화재 연기, 유해 물질로 오염된 현장에 효과도 없는 KF94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라며 사지로 내몰고,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받아 보라는 무책임한 지휘부는 그저 고위직이 현장 방문하는 것에 (대응하는 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 경찰들이 주변을 통제하는 동안 구급차가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 경찰들이 주변을 통제하는 동안 구급차가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지휘부는) 아무런 방독, 방화 장비도 없이 밥 먹는 시간 빼고 근무를 세웠다"며 "고위직이 방문할 때 전부 의미 없이 길거리에 세워 근무시키고, 그분들이 가고 나면 그때 서야 다시 교대로 돌려 근무를 시키는 게 무슨 의미인가. 그저 보여주기로 밖에 안 보인다"며 “근무를 시킬 거면 최소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를 지급하고 시켜달라. 그저 청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직원을 현장으로 내모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좋아요 600여 개, 댓글 200여 개 이상 달리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측은 방진 마스크 등 충분한 장비를 보급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26일 SBS에 "화재 발생 후 해당 기동대에 방독면을 지참해 현장에 가도록 지시했으나, 화재 공장에서 근무지가 150m가량 떨어져 있는 등 현장 상황상 방독면을 착용하고 근무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때문에 KF94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한 직원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오후 6시 30분부터는 방진 마스크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24일 화재가 발생하자 낮 12시 기동대 1개 중대(70여 명)를 현장에 배치했다. 이들은 이튿날인 25일 오전 7시까지 철야 근무를 한 뒤 다른 기동대와 교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는 "철야 근무는 해당 기동대의 동의를 받은 뒤 하도록 조치했다. 이들은 26일 오후 3시까지 휴무"라며 "(현재 기준) 현장은 유해 물질 농도가 기준치 이하이며, 교대한 기동대는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 중"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함께 화성 화재현장 찾은 尹 대통령 / 뉴스1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함께 화성 화재현장 찾은 尹 대통령 / 뉴스1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