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고 싶어요” 연평부대 직업군인들의 처절한 절규 (영상)
2024-06-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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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간부 숙소에 오면 전역하고 싶은 마음뿐” 폭로
해병 연평부대에서 근무하는 직업군인들이 간부 숙소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로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더운 여름에 샤워하기 위해 최대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이동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병대 초급간부가 ‘캡틴 김상호-군대의 모든 것’ 유튜브 채널에 고발을 보내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캡틴 김상호-군대의 모든 것’에 23일 올라온 방송 <"제발 살고 싶어요" 처절한 직업군인들의 절규... 그러나 장군들은 알빠노>에 따르면 제보자는 글에서 연평부대 간부 숙소의 열악한 환경과 간부들이 겪는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밝혔다.
폭로자 A 씨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간부숙소의 화장실 리모델링이 시작되면서 변기, 욕조, 싱크대 등 필수 시설들이 철거됐다. 이로 인해 간부들은 각 부대에서 샤워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문제는 간부 숙소에서 부대까지 거리가 지나치게 멀다는 점이다. 언덕을 넘어 최소 35분에서 최대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이동해야 샤워를 할 수 있다. A 씨는 “이러한 상황은 샤워 후 다시 땀에 젖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초래한다”라면서 “자가용이 없는 초급간부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주변 선후배 집으로 이동해 아쉬운 말을 해가며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들의 집 또한 사생활 여건이 좋지 않다”고 했다.
평상시에도 간부들은 화장실 이용에도 불편을 겪어야 했다. 샤워기나 세면대에서 녹물이 나와 필터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4명이 함께 이용해야 해서 자주 교체해야 한다고 A 씨는 밝혔다. A 씨는 “싱크대에서도 녹물이 나와 대부분의 간부들은 부대나 마을 식당, 편의점을 이용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간부 숙소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방이 3개인 집을 4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조했기 때문이다. 거실에 억지로 가벽을 설치해 방음이 되지 않아 사생활 보호가 어렵다. 잠귀가 밝은 간부는 수면장애까지 겪고 있다. 또한 창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겨울에는 추위, 여름에는 모기와 벌레로 인한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A 씨는 등유보일러에서 심한 기름 냄새가 나는 까닭에 베란다 문을 닫지 않으면 보일러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가 오면 베란다에 물이 넘쳐 방 안으로 들어오거나 천장에서 빗물이 새어 들어오는 일도 벌어진다. 일부 간부는 천장이 무너지는 일까지 겪기도 했다.
A 씨는 리모델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새로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수명이 다한 집을 무너뜨리고 다시 지어야 한다”라면서 “답답하고 화가 나 번아웃까지 왔다”고 했다.
A 씨는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집을 떠나 연평도라는 격오지에서 근무하는 이들에 대한 대우가 처참하다”라며 “퇴근하고 간부 숙소에 오면 전역하고 싶은 마음이 쏟아진다”고 했다.
그는 “3교대로 근무하고 집에 와서 잠을 청하면 공사 소리 때문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없다. 샤워를 부대에서 하고 퇴근하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초급 간부들은 더 이상 바보가 아니다. 상식선의 대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