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핵무장 불가피하다” 미국에서 갑자기 주장 쏟아지는 이유
2024-06-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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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핵전쟁 벌어졌을 때 한국이 자기희생 받아들이겠나”
미국에서 한국의 핵무장이 불가피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동맹이나 다름없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자 조성된 안보 긴장이 이 같은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21일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 관계 복원이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동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린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으며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라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도 이날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에 게재한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함께 사는 법 배우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전장용 전술 핵무기를 보유하고 더 많은 핵물질을 탑재한 북한의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도시들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북정책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비확산 정책을 저해할 것을 우려하지만 기본적인 문제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북한과의 핵전쟁 발생 시 미국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이 좋지 않겠지만 미국의 도시들과 사람들을 계속해서 북한 (핵) 역량의 인질로 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1990년대 한국에서 철수시킨 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처럼 한국과 핵무기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전날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미국 핵무기 전진 배치, 한국·일본·호주 등과의 핵 공유 협정 논의 등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은 새로운 (안보) 현실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미국과 동맹, 전 세계 자유 세력에 나쁜 뉴스"라면서 "동맹국인 한국, 일본, 호주와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 이제 이들 국가도 앞으로 나아가 핵 공유에 동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두 나라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는 내용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엔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시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