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 대형 화재…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2024-06-20 21:26

add remove print link

강남 역삼동 아파트에서 불...2명 부상·40여 명 대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에어컨 실외기 작업 중에 불이 나 주민 수십 명이 옥상 등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건물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사진=X(옛 트위터) 캡처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사진=X(옛 트위터) 캡처

20일 오후 1시 22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16층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3시간여 만인 오후 4시 36분쯤 완전히 진압됐다.

지금까지 이 불로 화상을 입은 주민 1명과 연기를 들이마신 주민 1명 등 두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명 모두 경상을 입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주민 등 9명을 구조했고 14명은 소방대원의 유도를 따라 옥상으로 대피했다.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해당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을 하교시키지 않고 학교 안에 대피시키기도 했다.

화재 원인은 에어컨 수리 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컨 수리 기사는 경찰에 "용접하던 중 옆에 있던 비닐봉지 등에 불꽃이 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스프링클러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스프링클러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내일 오전 합동 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화재에서 더욱 큰 문제는 해당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아파트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3년 건설 허가를 받을 당시엔 16층 미만 층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가 아니었다. 2007년 이후에야 전층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긴급 대피한 한 주민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동하는 스프링클러를 아예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화재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규정이 강화되기 전에 지어진 건물의 안전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특히 고층 아파트의 경우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렵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설치는 필수적이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