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의대증원' 비판하며 처음으로 소신 밝혔다… 많은 이들 주목할 내용
2024-06-2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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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고 전문의는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아 없어질 것”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이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그는 정원 확대가 의사 확보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병원장은 지난 19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 참석해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고 전문의는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아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필수의료과가 망한다'는 말은 내가 의대생이던 30~40년 전부터 나왔다. 이는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이 달라지면 의료 정책도 달라진다.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전문의를 취득한 1999년에는 의사가 너무 많아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이미 한국 필수의료는 초토화된 상태"라고 했다.
이 병원장은 의대생 교육이 강의식이 아닌 선후배 간 도제식으로 이뤄진다며, 이에 따라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30년 전과 비교해 소아과 전문의는 3배 늘었지만 정작 부모들은 병원이 없어 '오픈런'을 한다"며 "그 많던 전문의가 어디로 갔겠나.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을 200만 명 늘린다고 해서 소아과를 하겠나"고 반문했다.
이 병원장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들며 한국의 필수 의료 시스템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대기하고 있지만, 한국은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이라며 "일본은 연간 1800번의 닥터헬기를 띄우는데 한국은 미군헬기까지 동원해도 300번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필수의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시스템부터 손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라며 "의료계가 몇 달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 병원장은 지난해 12월 27일 국군대전병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그는 명예해군 대령으로 진급되기도 했다. 국군대전병원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그는 아주대병원 교수직은 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