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 살해한 전 프로야구 선수, 항소심서 한 말
2024-06-19 13:59
add remove print link
야구방망이로 상대방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채무자 살해' 전 프로야구 선수가 항소심서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전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박진환)는 19일 오전 10시 30분, 살인 혐의로 기소된 30대 전직 프로야구 선수 A 씨(36)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A 씨는 채무 문제로 다툼 중 야구방망이로 상대방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A 씨가 피해자인 B 씨를 상대로 채무 독촉 중 다툼이 발생하자 나무 야구방망이로 수차례 가격해 숨지게 했다고 주장하며, 1심의 형량이 부당하게 낮다고 항소했다. 검찰 측은 A 씨의 행동이 계획적이며, 폭행 도구의 선택과 사용 방식이 고의적인 살인을 의도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1심에서 선고된 징역 15년이 너무 가벼워 사회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A 씨의 변호인은 1심에서 범행 사실을 자백한 점을 들어 A 씨가 단순히 상해의 고의가 있었을 뿐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 씨가 친구였던 B 씨와 술을 마시던 중 우발적으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하며 사건의 본질이 계획적인 살인이 아닌 우발적 폭행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변호인은 A 씨가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를 위해 금전적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재판부에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 심리를 위해 기일을 속행하고 다음 달 17일 오후 3시 20분에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A 씨와 피해자 B 씨가 지난해 1월 2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발생했다. 사건 당시,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B 씨가 약 2억 원의 채무를 지고 갚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두 사람 사이에 돈 문제로 다툼이 벌어졌고, A 씨는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B 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사건 직후, A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으며 재판 과정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청은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그리고 피해자 유족과 합의할 의사를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A 씨의 행동이 극히 폭력적이며, 결과적으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만큼 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항소했다. 다음 달 17일로 예정된 항소심 공판에서는 A 씨의 살인 의도가 있었는지, 그리고 최종적인 형량이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