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살인 피해자 유족 “경찰이 가해자 인생도 생각해 달라더라”

2024-06-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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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경찰에 11회나 신고했지만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

'거제 교제 살인 사건'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강력 호소했다.

최근 고 이효정 씨의 부모는 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적극 나섰다.

고인 어머니 A씨는 “이제 21살밖에 안 된 앳된 딸이 폭행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 및 패혈증으로 거제 백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가해자가 우리 집 주소도 알고 있고 가족들의 심신도 피폐해져 결국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A씨는 “효정이는 경찰에 11회나 신고했지만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고 절규했다.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0일 오후 경남 통영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피해자 유가족이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 씨 변호인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 뉴스1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0일 오후 경남 통영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피해자 유가족이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 씨 변호인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 뉴스1

A씨는 “경찰은 번번이 쌍방폭행으로 처리해 가해자를 풀어줬고, 가해자는 더 의기양양해져 제 딸에게 ‘너 죽어도 내 잘못 아니래’라고 말했다”며 “경찰이 폭력을 방관하고 부추긴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가 구속될 때 경찰이 ‘가해자 인생도 생각해달라’고 훈계하는데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A씨는 “가해자는 형을 살고 나와도 20대”라며 가족·연인 간 폭행 또는 상해치사죄에 대한 양형을 제대로 부과해달라고 호소했다.

간호학과 신입생이었던 고 이효정 씨 / JTBC 뉴스 캡처
간호학과 신입생이었던 고 이효정 씨 / JTBC 뉴스 캡처
A씨는 “가해자가 합당한 벌을 받아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제2의 효정이가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A씨는 국민동의 청원 사이트에 ‘교제 폭력 관련 제도 개선 요청에 관한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에는 18일 기준 4만 4000여 명이 동의했다. 5만 명이 동의해야 청원이 접수된다.

가해자인 20대 남성 B씨는 지난달 30일 상해치사 및 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0일 오후 경남 통영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피해자 유가족이 탄원서를 제출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A 씨 변호인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2024.5.20 / 뉴스1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0일 오후 경남 통영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서 열린 가운데 피해자 유가족이 탄원서를 제출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A 씨 변호인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2024.5.20 / 뉴스1

B씨는 지난 4월 1일 이미 헤어진 사이였던 고인이 여러 차례 전화를 받지 않자 무단으로 집에 침입해 잠자던 고인을 폭행했고,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드러났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