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차 속에서 들려온 “아이 살려달라”는 외침...시민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2024-06-18 16:08
add remove print link
“당시 함께 구조하셨던 어른들과 뒤에 따라온 학생들의 모습을 모두가 보셨으면 하는 마음”
17개월 아기와 어머니가 타고 있던 경차가 전복되자 시민들이 힘을 합쳐 이들을 구조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6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지난 목요일 독립문역 사거리 교통사고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 13일 독립문역 사거리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피해자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게시글을 통해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지난 13일 오후 4시 20분쯤 17개월 된 아기와 함께 독립문역 사거리에서 우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중 뒤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온 70대 운전자의 차량과 충돌했다.
사고의 충격으로 A 씨의 차량은 순식간에 전복됐고 A 씨와 아기는 차 안에 갇히고 말았다. 당시 A 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심하게 훼손된 차량 앞 유리와 A 씨의 비명, 아기의 울음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A 씨는 "차가 뒤집어져 있을 때 2차 사고를 당할까 무서워 제 안전벨트를 풀고 아기에게 가려고 했는데 벨트가 안 풀리던 상황이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살려주세요", "우리 아기 살려주세요"라고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고 지나가던 시민들은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수많은 시민이 A 씨의 차량으로 달려와 함께 전복된 차량을 밀기 시작했다.
차량은 곧 시민들의 도움 아래 무사히 원위치로 돌아왔고, 시민들은 탈출구를 확보해 A 씨와 아기를 신속히 대피시켰다.
당시 상황을 목격하고 A 씨를 구출하는 데 조력한 B 씨의 글도 지난 17일 같은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B 씨는 "등산복을 입고 계신 어르신들 네다섯 분께서 뛰어가시는 게 보였고 저도 같이 합류해 차를 뒤집고 안에 계시던 차주 분과 아이를 구했다"며 "당시 함께 구조하셨던 어른들과 뒤에 따라온 학생들의 모습을 모두가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제 차 블랙박스 영상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보다 먼저 달려가셨던 어르신들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큰 도움 주셨고 그분들이 먼저 나서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도 달려가지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 B 씨의 글을 발견한 A 씨는 자신의 게시글에 "차주님을 비롯하여 저와 아가를 도와주신 분들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립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아가와 저를 안심시켜 주시면서 응급실로 이송해 주신 구급대원분들, 의료진분들, 경찰관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며 "다시 한번 아가와 저를 살려주신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드리며, 평생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습니다"고 그날 힘을 보태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