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 사준다고 돈 벌던 20대 배달기사, 택시에 치여 사망
2024-06-1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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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오토바이 탄 지 3개월 만에 사고
기초수급가정의 20대 청년이 배달 일을 하다가 숨졌다.
17일 JTBC 뉴스룸은 22살에 세상을 떠난 최태훈 씨 사연을 보도했다.
최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기사로 일하다가, 지난달 23일 교통사고를 당했다.
가해 차량인 택시는 차선을 넘어 방향을 바꾸던 중이었는데 불법 유턴이었다. 최 씨의 오토바이는 그대로 택시와 부딪쳤다. 최 씨는 나흘 뒤 사망했다.
최 씨의 부모는 그가 8살 때 이혼했다. 최 씨와 형은 친척집과 보육원을 돌아다니다 나중에야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됐다.
최 씨는 사망 전까지 50대 어머니, 4살 많은 형과 단칸방에 살았다. 좁은 집 안에서 어머니는 침대에, 형제는 바닥에서 잤다.
최 씨의 꿈은 어머니께 집을 사드리는 거였다.
그는 군 전역 후 작은 회사에 취업했지만, 월급을 제때 받지 못해 지난 2월 그만뒀다. 새 직장을 구했는데 출근 전까지 배달 일을 하기로 나선 것이다. 단칸방 월세를 벌기 위해서였다.
최 씨가 사고를 당한 건 배달 일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의 일이었다.
고인의 형 최태훈 씨는 인터뷰에서 "(동생은) '내가 공부를 하면 오히려 짐이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나는 빨리 성공을 해서 엄마 집을 사주고 싶다'(라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이 이렇게 셋밖에 없지만 너무 든든했고, 동생이 있어서 아버지라는 분이 안 계셔도, 동생이 있어서 저는 그냥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형은 "(택시기사가) 정말 죄송하다고 이렇게 빌면, 저희가 조금은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경찰은 사고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