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직원인데,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바닥에 술 버리며 소리친 일행들
2024-06-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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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성한 자영업자 “그날 이후로 잠 들기 힘들다”
최근 한 식당 주인이 손님에게 장사를 망치게 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하... 마음이 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지난 13일 올라왔다.
글 작성자 A 씨는 자신의 아내 B 씨와 함께 작은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게시글에는 장문의 사연과 해당 사연을 부연할 CCTV 자료 영상을 함께 게재했다.
먼저 A 씨는 "홀과 배달을 같이 운영하는 매장인데, 최근 홀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멘탈이 잡히지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B 씨는 최근 마감 직전 40~50대 남성 4명을 손님으로 맞게 됐다. 이미 조금 술에 취한 상태로 보였던 일행들은 매장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에도 "딱 30분만 먹고 가겠다"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치킨과 맥주를 주문했고, B 씨가 맥주를 가져다준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닥이 맥주로 흥건하게 젖었다.
B 씨는 일행에게 "물을 흘리셨냐"고 물었지만, 이들 중 1명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왜 그랬냐. 네가 그런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장난을 쳤다.
이후 B 씨가 맥주로 젖은 바닥을 청소하자, 일행들은 계산 후 곧바로 가게를 나갔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일행 중 1명이 다시 가게로 들어와, 바닥을 치우고 있던 B 씨를 향해 "바닥 치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일행들도 다시 가게로 들어왔다. 이들은 B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삿대질하며 "우리가 돈 주고 사 먹는데, 바닥에 소변이라도 봤냐. 맥주 좀 흘릴 수도 있지 계산을 안 하고 도망갔냐"고 말했다.
주방에서 치킨을 튀기고 있던 A 씨는 큰 소리에 놀라 홀로 향했다. 일행들은 홀로 나온 A 씨를 향해 "당신이 사장이냐. 무조건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게시글을 통해 A 씨는 일행들이 술을 마신 상태고, 배달 주문도 밀려있어서 일단 일행들을 가게 밖으로 배웅했다고 설명했다.
또 A 씨는 밖으로 나온 일행들이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가게 상호를 SNS에 올려 망하게 해주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아냐. 이 동네에 아는 사람 많다" 등 A 씨와 B 씨에게 소리를 지르며 협박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A 씨는 CCTV를 확인했는데 일행이 반복적으로 바닥에 맥주를 버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쩌다 흘린 것이 아닌 일부러 버리는 듯한 행동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 씨는 "맥주를 바닥에 일부러 붓고, 아내에게 욕설과 협박을 하는 장면을 보니 그 순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나 자신이 너무 초라했다"며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힘들다. 그날 이후로 잠을 이루기 힘들고 아내는 가게에 못 나오겠다고 하더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내일 구청 민원실에 CCTV 녹화한 거 가져가서 따져야 한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어이가 없다", "이 사연은 꼭 공론화해야 한다", "어느 구청 직원인지 밝히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