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동생과 교제한 사이" 하남 살인 사건 유족, 입 열었다
2024-06-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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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억울함 풀리도록 사건 공론화 원해
하남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이 사건 공론화에 나섰다.
13일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 장문의 글이 확산됐다.
글쓴이는 자신을 "지난 7일 발생한 하남 살인 사건의 피해자 언니"라고 소개했다. 피해자는 20살 여성이었다.
언니는 "뉴스로만 접했던 일이 저희 가족에게 일어났다"며 사건에 대해 전했다.
그는 "여동생은 너무나 착하고 순한 아이였다"라며 "믿을 수 없는 이 끔찍한 현실에서 힘겹게 동생을 떠나보내고, 이제 저희는 세상에 이 사건을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언니는 "지난 8일 첫 기사가 언론에 노출된 뒤 지난 11일 해당 사건에 대해, 남자친구가 아닌 알고지낸 사이 혹은 지인이었다는 정정 기사들을 봤다"며 "사회적으로 데이트 폭력, 데이트 살인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염려한 가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정한 기사인지 저희는 알 수 없습니다만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여동생)와 가해자는 3주간 교제한 사이가 맞다. 제 동생의 휴대폰 잠금을 풀 수 없어서 동생이 친구들과 나눈 대화를 동생 친구들을 통해 확인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7일 오후 5시쯤 제 동생은 '가해자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 마음이 좋지 않다'는 내용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같은 날 밤 10시~11시쯤 가해자의 연락을 받은 제 동생은 거주 중인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갔고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과 10시쯤까지 식사를 했기 때문에 아무리 길게 잡아도 둘이 만난지 1시간 내외에 가해자는 제 동생을 살해한 것"이라고 했다.
언니는 "(가해자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한 번이 아닌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고 목과 안면, 손 등이 심하게 훼손되어 다량의 출혈이 있었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이송 후 사망했다. 119 연락을 받고 내려간 아빠와 오빠는 고통속에 몸부림치는 제 동생을 직접 목격했다. 저희 가족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얼마나 아팠을 지… 얼마나 무서웠을 지... 상상도 할 수가 없다"며 가슴을 쳤다.
언니는 "가해자의 휴대폰을 포렌식 해보면 사귄 정황과 얼마나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을 거다. 그러나 저희는 어떠한 수사 과정도 알 수가 없다. 저희가 알고 있는 다른 내용도 제 동생의 친구들의 대화 내용에 의존하다 보니 섣불리 드러낼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해자는 시민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붙잡혔지만, 형사에게 조현병 등을 언급했다고 한다.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 범죄에 체포되자마자 조현병 언급이라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언니는 "많은 분들이 이 사건이 얼마나 잔혹한지, 얼마나 안타깝고 무서운 사건인지 알았으면 좋겠다"라면서 "미리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지는 모르나. 하지만 꽃다운 20세 피지도 못한 아이의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줘야 하나. 평생 너무나 힘들고 괴로워할 엄마, 아빠 마음은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 소중한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죄의 값을 어떻게 매기는 게 맞을까? 반성하고 있기 때문에, 초범이기 때문에, 심신이 미약하여?누구의 인권은 귀하고 누구의 생명은 덜 귀한가? 부디 엄중한 처벌을 내려 충분한 죗값을 치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그 누구도 다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슬픔을 겪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피해자의 억울함이 풀리도록 해당 사건이 공론화되는 게 유족의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