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후배 폭행 혐의' 현직 야구선수에 대한 항소심 결과가 떴다
2024-06-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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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운동부에서 폭력적인 문화가 사라지길...”
학교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하(26·두산 베어스)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자기 재판을 계기로 한국 운동부에서 폭력적인 문화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 2-2부(이현우 임기환 이주현 부장판사)가 13일 특수폭행·강요·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의 항소심에서 검사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사실에서 일부 강요 혐의가 발생한 시기와 장소를 변경한 데 대해서도 "피해자의 진술을 보더라도 당시 이 같은 범행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영하는 고교 야구부 후배를 때리거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노래를 부르도록 강요하는 등의 행위를 한 혐의로 2022년 8월 불구속 기소됐다. 그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후배 A 씨의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로 인해 이영하는 2022년 8월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지난해 5월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덕분에 올해엔 정상 계약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래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재판을 받느라 자유계약선수(FA) 등록 일수에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한 시즌에 등록일수 145일을 채워야 FA 관련 1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KBO리그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다.
이영하를 변호한 김선웅 변호사는 무차별적인 폭로로 여러 유·무형적 피해를 본 선수들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재진 앞에 선 이영하의 표정은 한결 홀가분하게 보였다. 그는 "내 인생에 없었으면 하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결론이 나와서 다행"이라며 "깨끗하게 재판을 마쳐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을 때도 안도했지만 2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으니 더 홀가분하다"면서 "이제 더 편안해졌으니 선수로서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영하는 "내가 재판받는 동안 가족, 지인들이 무척 힘들어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더 괴로웠다"며 "이제 정말 끝났으니 정신적으로 더 단단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영하는 자기 재판을 계기로 한국 운동부에서 폭력적인 문화가 사라지길 바란다는 입장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