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대한민국 전 총리'의 무료 변론을 받게 된 유튜버 (+이유)

2024-06-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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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과정에 참여해 법리 살펴볼 것”

지난 4·10 총선 사전투표소 및 개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유튜버의 첫 재판이 열렸다.

추후 재판에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무료 변론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 사전투표소 및 개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40대 남성 유튜버 A 씨가 지난 3월 3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전국 사전투표소 및 개표소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40대 남성 유튜버 A 씨가 지난 3월 3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심재완)는 11일 건조물 침입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튜버 A(48) 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 시작 전 한 여성이 '가짜 투표지 2020년 4·15 부정선거' 문구가 적힌 손수건을 들고 법정에 서 있었고, 법원 직원이 이를 제지하자 방청석에서 원성이 나왔다.

재판 도중 재판장이 A 씨 측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느냐고 묻자, A 씨 측은 이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으로 구성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 유죄 여부와 형량을 결정하는 제도다.

A 씨의 변호단은 이날 재판에서 "A 씨는 주권자로서 의견을 표현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이라며 "A 씨는 서울의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한 유능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한 변호인은 "과거 공무원으로 일할 때 부정 선거 제보를 들었고, 그에 대한 정황을 포착해 A 씨를 변호하게 되었다. 피고인을 긴급 체포한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는 곧 기획 수사"라고 피력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우)와 민경욱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뉴스1
황교안 전 국무총리(우)와 민경욱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뉴스1

변호단은 "황 전 총리가 A 씨를 무료로 변론하겠다고 나섰다"고 전했다.

실제로 황 전 총리가 소속된 법무법인 로고스가 현재 A 씨의 변호를 맡고 있다.

황 전 총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라와 한 주권자를 위해 무료 변론에 나섰다. 재판 과정에 참여해 법리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단은 "피고인과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다.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으니 보석 신청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이 끝난 후 A 씨의 유튜브 구독자로 보이는 일부 방청객들은 검사를 향해 욕설을 퍼붓고 "A 씨 파이팅", "불법 선거 수사하라", "검사, X 팔리지도 않느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우다 직원의 제지로 퇴장당했다.

A 씨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8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천, 부산 등 10개 도시의 사전투표소 설치 예상 장소 40곳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일부 시설에서 불법 카메라로 공무원 등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혐의도 포함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부정선거를 우려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도 사전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내부를 촬영한 정황이 드러났다.

A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경남 양산에서 2명이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고, 다른 공범 10명은 형사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