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박병화 거주지 시끌…건물 대표 "한 명 보낸다고 해결 안돼"
2024-06-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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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까지 성폭행했던 '수원 발바리' 박병화
성범죄자 박병화가 남긴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가 공개됐다.
박 씨는 연쇄 성범죄 경력으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 현재는 직업을 갖고 살고 있는데, 그의 거주지가 알려지자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들은 물론 인근 사람들까지 불안감에 휩싸였다.
11일 파이낸셜뉴스는 박병화가 지난달 자신이 입주한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 S타워 대표 김 모 씨와 주고 받은 카톡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박 씨와 김 씨는 수원 한 카페에서 김 씨의 거주지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지난달 22일 김 씨는 박 씨에게 "S타워 대표입니다. 일전에 말씀드렸던 건 등으로 금주에 관리소장과 함께 찾아뵙고자 합니다. 편한 시간 알려주세요. 문자 연락드렸는데 답변이 없으셔서, 톡 남깁니다. 참고로 주말도 괜찮고 카페에서 차 한잔도 좋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박 씨는 "토요일쯤 외부에서 만나시죠. 시간, 장소 보내드릴게요"라고 답했다.
김 씨는 "네. 토요일 장소와 시간 정해지면 연락주세요. 커피는 제가 사겠습니다. 마땅한 장소가 없다면, 수원에 스타필드가 생겼는데, 스타필드도 괜찮습니다. 저도 아직 한번도 가 보지 못했고 옷도 좀 볼게 있고요. 스타필드 괜찮으면, S타워에서 제 차로 같이 가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말없이 지도 캡처 사진을 보냈다.
이후 25일 수원 한 카페에서 만남을 가진 후 박 씨는 "도착했습니다. 병원 예약시간 때문에 마음이 급해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출발한 거 같아 죄송합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커피 감사히 잘 마셨고 일본 여행 즐겁게 보내고 오세요. 다음에 뵙겠습니다"라고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지하5층에 주차하는 것과 12층 및 1층 외 다른 층은 가지 않는다는 내용은 S타워 입주민 등 이해관계인들에게는 알리겠습니다. (별건으로 게시 및 공고하지 않음) 일본간식 준비해 갈테니. 6월에 뵈어요. 편안해진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라고 했다.
박 씨의 과거 범죄 경력은 이렇다. 그는 2002년 1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수원시 일대에서 여성 10여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2002년엔 임산부 25살 여성을 성폭행, 2005년에도 22살 여성을 성폭행했다. 주로 혼자 사는 20대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고 2007년 9월에는 네 번이나 성폭행을 했다. 그에겐 '수원 발바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박 씨는 징역 15년을 복역하고 지난 2022년 10월 사회로 나왔다. 그는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 한 원룸에서 살다가 지난달 14일 S타워로 이사왔다.
경찰은 박 씨 거주지 일대를 범죄예방강화(특별방범)구역으로 지정해 순찰차 1대를 고정 배치했으며, 수원시와 함께 시민안전센터를 설치해 청원경찰 2명과 수원남부서 경찰 2명이 24시간 근무를 서고 있다.
박 씨 거주지 주변 3개소에 CCTV 7대를 추가로 설치했다. 모니터링 전담 요원을 배치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경찰과 공유하며 관리하고 있다. CCTV가 추가로 설치된 3개소에는 비상벨을 설치했다.
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는 박병화를 일대일로 밀착 관리하며 24시간 상시 추적·점검 중이다.
S타워 대표 김 씨는 파이낸셜뉴스에 "(박병화 거주 문제와 관련해) 합법적으로 문제를 해결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병화의 협조도 필요하다. 계속해서 대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합 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S타워 측은 해당 조항을 근거로 박 씨의 강제 퇴거 논의를 할 수 있다. 현재 주민들은 박병화 퇴거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 씨는 박 씨가 퇴거를 결정하면 그가 이사할 곳으로 1년 정도 거주 비용은 전액 보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가 거주할 수 있는 모처도 알아봐뒀다.
하지만 김 씨는 이런 식의 해결은 임시방편이라며 "만일 저희가 박병화를 서울 강남 대치동으로 이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되겠느냐. 박병화 한 명 내보낸다고 해서,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또 다른 박병화, 계속 출소하는 성범죄자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숙제가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