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을 죽였다"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목격한 장면 (평택시)
2024-06-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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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50대
중년 여성 대상으로 한 교제폭력도 심각
전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체포됐다. 중·노년층 여성도 교제 폭력(데이트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평택경찰서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 여자 친구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50대 남성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A 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평택시 안중읍 소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50대 여성 B 씨의 얼굴과 목 부위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범행 후 112에 전화를 걸어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에 있던 A 씨를 붙잡았다.
B 씨는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은 뒤 헬기로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다.
B 씨는 출혈이 매우 심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에서 "B 씨와 오랫동안 사귀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이런 진술에 미뤄 A 씨가 연인인 B 씨를 살해하려 한 '관계성 범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 간 폭행 등의 신고 이력은 지금까지 확인된 것이 없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살인까지 이르는 교제 폭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올들어 4월까지 접수된 교제 폭력 신고 건수는 2만5900여 건, 검거된 인원은 44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한 교제 폭력도 20·30대와 마찬가지로 이별 후 보복·스토킹·불법촬영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과거·현재 애인 등 데이트 상대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인미수 등을 당한 여성은 최소 207명에 이르렀다. 이 중 연령대를 특정할 수 있는 피해자는 133명이었는데, 20대(38명)와 30대(32명)가 많았지만 50대 이상도 26명(19.5%)이나 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교제하던 60대 여성과 이 여성의 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박학선에 대해 경찰은 신상을 공개하고 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