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계정 폭파한 '나락 보관소'… 유튜버가 지금껏 한 거짓말 싹 다 드러났다

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정보를 공개한 유튜버가 피해자들과의 소통 끝에 영상을 게재·삭제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7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밀양 피해자들과 긴밀한 대화를 나눴고, 피해자들의 요청으로 영상을 모두 내렸다'는 공지를 올렸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운을 뗐다.

이어 "피해자들은 지난 5일 이후 해당 유튜버와 소통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5일 오후 '피해자 가족이 동의했다는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요청이 반영되지 않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상의 후 당일 밤 9시 30분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나락 보관소'는 지난 6일 새벽 '피해자 가족이 동의했다'는 공지글을 삭제했지만, 6일에도 일방적으로 관련 영상을 올렸다. 그러다 7일 오후 7시 40분쯤 관련 영상을 삭제하며 '피해자 요청으로 영상을 내렸다'는 공지를 올렸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나락 보관소'는 마치 피해자들과 긴밀한 소통 끝에 영상을 내린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지를 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의사를 확인하지도, 경청하지도, 반영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피해자가 희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향후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그 어떤 제3자에 의한 공론화도 피해자의 안녕과 안전에 앞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락 보관소'는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피해자의 간곡한 요청으로 밀양 관련 영상을 전부 내린다"며 "유튜브 구독도 취소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채널은 모든 영상을 삭제하고 채널명을 'Nock'으로 변경한 상태다.

앞서 '나락 보관소'는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를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대화가 마무리된 상태"라고 주장했으나, 피해자 측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해 온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5건의 고소를 당한 상태로 알려졌다. 김해 중부경찰서에 2건, 밀양경찰서에 3건 등이다.

고소인 중에는 가해자로 지목돼 직장에서 해고된 남성과 가해자의 여자친구라고 잘못 알려진 여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