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이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공연 강행한 이유가 드러났다
2024-05-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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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소속사의 상황, 이 정도로 심각하다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온갖 비판을 들으면서도 공연을 강행한 이유가 드러났다.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가 100억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매체는 생각엔터에 거액을 투자해 지분 10%를 매입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생각엔터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약 125억 7000만원의 선수금을 안고 있었다.
선수금은 말 그대로 미리 받은 돈을 뜻한다. 특정 상품 등을 판매하기 전에 계약금으로 미리 받은 대금이 선수금이다. 일종의 부채인 셈이다.
김호중 소속사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김호중과 함께 개그맨 허경환, 요리연구가 정호영, 전 축구선수 이동국, 성우 안지환, 배우 김광규, 배우 손호준이 소속돼 있다. 생각엔터의 선수금은 김호중 공연을 비롯해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을 담보로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엔터의 매출은 2022년 약 256억원에서 2023년 약 188억원으로 줄었다. 현금 보유액 역시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1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실이 김호중을 공연으로 내몬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부채가 잔뜩 있는 상황에서 매출마저 줄자 각종 논란 속에서도 김호중이 공연을 강행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호중은 음주운전 뺑소니 사실이 알려진 뒤인 지난 18,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개최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와 23일 서울 송파구에서 개최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안 그래도 미운 털이 박힌 김호중은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대개 공연은 선수금을 지급하고 계약을 맺는 형태가 일반적"이라며 "특히 대형 콘서트의 경우 대행사를 끼고 콘서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공연 무산에 따른 위약금도 크다. 김호중 입장에서는 위약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엔터의 손해는 막대하다. 김호중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된 지난 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에 출연하지 못했다. 김호중이 구속된 만큼 다음달 1, 2일 경북 김천시에서 열려 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도 취소됐다.
생각엔터는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 전날 임직원 전원 퇴사와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 사업을 계속 꾸려가기 힘들다. 김호중의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광득 대표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혐의를 받는 전 모 본부장이 구속된 상태다. 생각엔터는 소속 아티스트가 요청할 경우 조건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똥은 카카오엔터와 SBS미디어넷에도 튀었다. 카카오엔터는 2022년 75억원을 투자해 생각엔터 지분 10%를 매입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지분 매입 목적에 대해 "음악 유통 등 사업적 협력을 위한 일부 지분 투자"라고 설명했다. SBS미디어넷도 생각엔터 3.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생각엔터의 폐업으로 투자금을 날릴 상황에 처했다. 생각엔터의 현금 보유액이 많지 않고 부채는 많은 까닭에 주식을 포기할 수도 있다. 나머지 생각엔터 지분은 이광득 대표(28.4%), 최재호 이사(29.7%), 개그맨 정찬우(28.3%) 3인이 거의 동일 비율로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