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히바우두 있던 브라질 꺾은 김도훈… 국대 정식 감독 후보설 일축했다
2024-05-2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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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의 받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
한국 축구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김도훈 전 울산 현대 감독이 선임됐다. 하지만 정식 감독 후보설은 일축했다.
20일 대한축구협회는 김도훈 감독이 싱가포르와 중국을 상대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를 위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 사령탑 선임은 황선홍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정식 감독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김도훈 감독은 황선홍 감독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다. 특히 아시아 최초 브라질을 상대로 거둔 승리의 주역이다. 1999년 3월 28일 잠심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김도훈은 짜릿한 결승골을 터트렸다.
당시 브라질은 1998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6만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브라질은 세계 최고 선수로 손꼽히던 히바우두, 카푸, 주니뉴 등 프랑스 월드컵 대표 선수들이 선발로 나와 관중의 기대를 모았다.
한국은 당시 FIFA 랭킹 36위였으며, 브라질의 주도권에 맞서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해 공격 기회를 노렸다. 황선홍, 유상철, 홍명보 등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이 경기에서 브라질을 상대했다. 세계 축구를 평정했던 히바우두는 서동원의 그림자 수비에 막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브라질은 추운 날씨로 인해 패스 실수가 잦았고, 한국의 압박 작전에 말려들었다. 브라질은 미드필드에서부터 2~3명의 한국 선수들에게 둘러싸이거나 반칙으로 끊기며 고전했다. 후반에 들어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브라질 문전을 거칠게 압박했고, 경기 막판 브라질 수비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던 김도훈과 최성용이 골을 만들었다. 후반 45분, 최성용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밖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도훈이 미끄러지며 오른발 논스톱 킥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공은 브라질 골키퍼 호제리우가 막을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기 후 브라질 감독 룩셈부르구는 기자회견에서 "패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축구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한국은 모든 선수가 다 잘했다"라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이겨 기쁘다"라며 "경험을 바탕으로 당황하지 않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한 것이 승인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제 어떤 팀을 만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은 며칠 뒤 일본과의 친선 경기에서 2-0으로 완승하며 분풀이를 했다. 당시 일본은 나카타 히데토시를 비롯해 J리그 선수들을 동원했지만 브라질에 완패했다.
이런 김도훈 감독도 임시 사령탑 제의를 받았을 때 상당한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고자 임시 감독을 승낙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수 선발과 코치진 구성에 있어 축구 협회와 긴밀히 협의하여 좋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팀워크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이번 임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예선 5차전과 11일 홈에서 중국을 상대로 하는 6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 두 경기를 위한 대표팀 소집 명단은 오는 27일 축구 협회가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준비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며,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계획이다.
또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정식 감독 후보로의 가능성을 일축한 김도훈 감독은 이번 임시 사령탑 임무에 집중하며, 한정된 시간 안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짧은 시간 내에 팀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축구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도훈 감독의 경험과 전략이 이번 예선 경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