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맛이 심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 (ft. 평양냉면 만드는 법)
2024-05-20 18:12
add remove print link
밍밍한 맛 속에 숨은 깊은 맛?
'밥이나 한잔해'는 MC들이 한 동네에 방문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지인 및 셀럽들을 즉흥적으로 불러 동네 맛집에서 토크하고 이후 게임을 통해 동네 주민에게 한턱 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지난 16일 첫 방송에선 평양냉편파인 개그우먼 송은이가 함흥냉편파인 가수 이무진에게 평양냉면의 맛에 대해 설명했다.
이무진이 왜 평양냉면이 맛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이수근이 “먹다 보면 그 밋밋함에 서서히 중독된다”라고 말했다. 이무진은 “굳이 왜 노력해가면서 중독돼야 하나”라고 물었다.
송은이는 “노래를 만들다 보면 비트도 넣고 싶고 사운드도 빵빵하게 하고 싶다가 어느 날 기타 반주에 노래를 들을 때 너무 좋을 때가 있지 않나. (평양냉면은) 그런 (담백한) 맛이다”라고 평양냉면의 맛에 대해 설명했다. 밍밍한 맛 속에 숨은 깊은 맛을 강조한 셈이다.
평양냉면은 동치미를 섞은 고깃국물로 맛을 낸 차가운 메밀국수다. 평양냉면의 심심한 맛(함흥냉편파는 슴슴하다는 표현을 쓴다)은 자극적이지 않다. 담백함의 매력에 빠져들어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요리사 박찬일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평양냉면의 맛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문제는 함흥냉면파의 평양냉면 혐오가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함흥냉면파는 심심한 맛을 추앙하는 평양냉편파에 반기를 든다. 더 나아가 평양냉면 육수를 ‘걸레 빤 물’에 비유하기까지 한다.
평양냉면 육수는 왜 심심할까. 냉면은 차가운 음식이다. 고기 육수를 식히면 젤라틴과 지방이 굳는다. 국물의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젤라틴과 지방을 제거한, 즉 감칠맛을 뺀 육수로 만드는 까닭에 평양냉면의 맛은 상대적으로 가벼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치미 국물과 MSG로 부족한 ‘단짠’과 감칠맛을 가미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평양냉면을 북한에선 어떻게 먹을까. 가수 백지영은 2019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평화 협력 기원 공연의 무대에 선 바 있다. 당시 그는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 방문해 직원에게 평양냉면을 맛있게먹는 법을 물었다. 그러자 직원은 식초, 양념장, 겨자를 많이 넣어 먹으면 맛있다고 말했다. 백지영은 서울 평양냉면 맛이 아니라며 맛있게 먹었다.
북한 평양냉면과 남한 평양냉면의 맛이 다르다는 건 음식 맛이 시대와 지역에 맞게 계속 변화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어느 한쪽의 맛이 옳다고 고집 피우는 것은 옳지 않다.
평양냉면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 재료
면: 메밀가루 70%, 전분 30%로 만든 냉면
육수: 동치미 국물, 소고기 육수
고명: 소고기 편육, 오이채, 배채, 삶은 달걀, 김가루
양념장: 고춧가루, 간장, 식초, 설탕, 다진 마늘, 참기름
■ 조리법
1) 육수 준비
· 동치미 국물: 동치미를 미리 담가 두고, 발효된 동치미 국물을 사용한다.
· 소고기 육수: 소고기 양지를 물에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육수가 완성되면 기름을 걷어내고 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춘다.
· 혼합 육수: 동치미 국물과 소고기 육수를 1:1 비율로 섞어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힌다.
2) 면 삶기
·끓는 물에 메밀면을 넣고 약 2~3분간 삶는다.
· 삶은 면을 찬물에 헹구어 전분기를 제거하고,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3) 고명 준비
· 소고기 편육은 얇게 저며 준비한다.
· 오이와 배는 채 썰어 준비하고 삶은 달걀은 반으로 가른다.
4) 냉면 완성
· 그릇에 삶은 면을 담고, 차갑게 식힌 육수를 부어준다.
· 면 위에 소고기 편육, 오이채, 배채, 삶은 달걀, 김가루를 올린다.
· 기호에 따라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 팁
· 육수 맛 내기: 소고기 육수에 마늘과 양파를 넣고 끓이면 더욱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 메밀면 관리: 메밀면은 쉽게 퍼질 수 있으므로 찬물에 충분히 헹궈 전분기를 제거해야 쫄깃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 고명: 전통적으론 편육과 달걀을 올리지만 기호에 따라 고명을 추가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