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저는 음주운전을 했습니다” 시인한 결정적인 이유 있었다

김호중은 19일 경남 창원시 공연을 마친 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개한 사과문에서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음주운전 증거 인멸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소속사도 사과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회사는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했다. 증거 인멸 가담을 인정한 셈이다.

김호중과 소속사가 음주운전 의혹을 다급하게 시인한 이유가 뭘까. 경찰이 검토 중인 구속영장을 피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정황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경찰에 건넸다. 국과수는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가 검출됐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대사체란 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김호중은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을 받았다. 김호중이 사고 전 유흥주점에서 나와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됐다.

아울러 경찰은 김호중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으니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매니저에게 직접 요청한 녹취 파일까지 확보했다.

이처럼 김호중이 사고를 내기 전 술을 마셨다는 증거가 속속 공개됐다.

경찰은 지난 16일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의 자택,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18일 새벽엔 김호중 일행이 머물렀던 강남구 청담동 텐프로 룸살롱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김호중과 함께 스크린골프장, 식당, 유흥주점에 동석한 래퍼와 개그맨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며 김호중 음주운전 입증에 나섰다.

경찰의 수사망이 옥죄자 김호중으로선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발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결국 김호중은 검토 중인 구속영장을 피하기 위해 음주운전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할 경우 ‘괘씸죄’가 적용돼 구속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실형도 선고받을 수 있다. 실제로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을 피하려고 자리를 바꾼 남성과 여성이 끝까지 범죄 사실을 부인하다 각각 징역 6월과 4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적이 있다.

문제는 김호중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할 수도 있단 점이다. 음주 사실을 시인했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까닭에 처벌하지 못할 수 있다.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를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산정하는 것이 원칙인 까닭에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털어놨더라도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는 자백은 아니기에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경찰이 김호중이 수사 과정에서 김호중의 많은 술을 마셨는지 입증할 경우 처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김호중은 '사고 후 미조치' 혐의에 대해선 최소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