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으로 딸 잃은 부모 “내 글을 또 신고하면…” 가해자 부모에게 경고 (보배드림)
2024-05-1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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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어떠한 말이 위로가 되겠나” 한 목소리로 위로
일부 누리꾼은 원한이 자기 파괴적인 결과 낳을까봐 우려
학교폭력으로 딸을 잃은 뒤 복수를 암시하는 게시물을 올린 학부모가 가해 학생 가족의 신고로 자기 글이 내려가자 다시 글을 올려 복수를 다짐했다. 누리꾼들은 숨진 학생의 학부모를 한 목소리로 위로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이러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 7일 보배드림에 'OOO 잘 지내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고등학생 딸을 학교폭력으로 잃었다는 A 씨는 '남은건눈물과복수'란 닉네임으로 올린 글에서 복수를 암시했다.
A씨는 5월 4일이 딸의 첫 기일이라고 말하고 가해 여학생에게 “넌 18살이 됐겠구나. 학교도 작년에 전학 갔다고 들었다. OOO OOO에 있는 일반 고등학교더라"라며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는 다른 애 안 괴롭히고 잘 지내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그는 "네가 순순히 학폭을 인정했다면 이렇게까지 미워하지 않았을 텐데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더라"라면서 "내 딸은 착하고 순수하고 사람을 쉽게 믿었다. 그런 아이에게 갖은 욕을 매일매일 했다. 너와 OOO 둘이서. 우리 착하고 똑똑한 딸아이를 괴롭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OOO에 산다고 했나. 잘 지내고 있어라. 내가 너무 늦지 않게 찾아가도록 하겠다”라면서 “내 인생에서 이제 남은 건 내 딸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사람들에게 남은 복수뿐”이라고 했다.
해당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16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가해 여학생 어머니의 신고로 블라인드 처리됐다.
그러자 10일 'OOO 잘 지내니?'란 제목으로 A 씨가 두 번째 글을 올렸다. A 씨에 따르면 첫 글이 내려간 이유는 가해 여학생의 어머니가 다음과 같은 글을 보배드림 운영진에게 보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해당 글에 (언급된) OOO 아이의 엄마 되는 사람입니다. 저도 아이 키우는 입장으로 상대방 부모님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정확히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는 상태에서 무자비한 댓글로 저의 딸도 엄청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저희 딸도 제대로 학교도 못 다니고 있고 현재도 계속 상담받고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아이가 잘못될까봐 아무 것도 못하고 집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부디 잘 검토하셔서 블라인드 처리를 해주시거나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씨가 두 번째로 올린 글은 한층 날이 서 있다. 원통하게 딸을 잃은 부모의 원한이 글 곳곳에 서려 있다.
그는 가해 여학생 어머니 B 씨에게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다고? 그 반 애들이 다 알고 담임 선생이 알고 다 알아”라면서 “가진 증거들을 대놓고 볼까? 당신 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캡처해놨던 거 다 오픈해 볼까?”라고 물었다.
그는 “한 번만 더 내 글에 딴지를 걸면 그날로 OOO 학교, 전화번호, 사진, 가족관계까지 다 공개하겠다. 학교와 교육청 모두 고소할 거고 연락 온 언론에 다 알려서 전국적으로 다 알려버릴 것이다”라면서 “난 이제 무서울 게 없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려면 하라”라고 말했다.
A 씨는 “난 내 딸을 그렇게 만든 인간들에 대한 복수를 이제 시작했다”라면서 “세 명쯤 있다. 당신 딸, 어느 미친 X, 죽일 X”이라고 복수 대상자들을 나열했다. 그는 “미친 X은 내 딸이 생전에 용서해서 죽이고 싶지만 애써 딸의 의지대로 견디고 있다. 죽일 X은 재판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 처벌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 씨는 B 씨에게 “당신 딸은 용서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당신 딸이 직접적으로 100%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건 안다. 그래서 학폭으로 처벌받았으면 그냥 용서했을 것이다. 그런데 끝까지 거짓말을 해 학폭으로 처벌을 안 받았다. 난 OOO 걔가 끝까지 거짓말할 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던 걸 증거로 냈어야 하는데, 아이가 간 지 얼마 안 돼서 경황이 없었다. 변호사 통해서 하면 되는 거였는데, 매일 죽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들어서 바보같이 아무 것도 못했다”라고 가해 여학생을 단죄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당신 딸의 학폭을 인정했고 당신이 경찰 통해서 대신 용서를 빌고 싶다고 그랬다고 들었다. (하지만) 내 딸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 용서는 없다”라며 “당신 딸이 죽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며 “당신 딸이 대학에 가면 그 대학에도 알리겠다. 결혼하면 결혼할 남자 가족을 만나서 이야기할 거다. 당신 딸이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도 당신 딸의 만행을 알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내가 죽을 때까지 그 외 또 어떤 식의 복수를 할지는 모르겠다. 대신 복수해주겠다는 분들도 있다”라면서 “내가 살아 있길 바라야 할 거다. 내가 죽을 때는 혼자 안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글은 글을 올린 지 사흘 만에 16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첫 글처럼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누리꾼 대부분은 딸을 잃은 어머니를 한 목소리로 위로하고 있다. “어떠한 말이 위로가 되겠나” “학폭 당한 일은 30년 지나도 못 잊는다. 절대 안 잊힌다. 하물며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는 감히 위로조차 못 드리겠다” “자식 키우는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잃을 게 없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법”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여러 누리꾼이 가해 여학생 측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글을 사과도 하지 않고 글을 내려달라고 하자 A씨가 더욱 분노했을 것이라고 누리꾼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A 씨의 원한이 혹시나 자기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러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냐" 등의 우려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