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난 단임 대통령... 생산적 정치로 가면 이재명 대선에도 도움”
2024-05-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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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전한 영수회담 막전막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에 앞서 비공식 특사 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국일보가 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통령실 쪽에선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이, 민주당 쪽에선 4·10 총선 때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특사로 나서 물밑 협상을 맡았다. 한국일보는 함 원장, 임 명예교수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수회담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했다.
함 원장에 따르면 이 대표의 회담 제안을 묵살해왔던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것을 계기로 생각을 바꿨다. 이에 대해 함 원장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이 대표의 도움이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야당과 국회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선 지지층의 반대도 때로는 넘어서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함 원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선 때는 경쟁자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싸울 일이 없지 않느냐"면서 "더 이상 경쟁자가 아닌 만큼 국정의 동반자로 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나는 어차피 단임 대통령으로 끝나지 않느냐. 소모적 정쟁이 아니라 생산적 정치로 가면 이 대표의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영수회담을 추진했다.
하지만 영수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국정의 동반자' 이 대표에게 진정성을 보여주려고 국무총리 인사 추천, 이 대표와 핫라인 구축, 여야정 협의체 3가지를 꺼냈지만 이 대표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 대표가 국정 방향타 전환을 요구하며 윤 대통령에게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
이에 대해 임혁백 명예교수는 "이 대표 요구는 한결같았다"면서 "윤 대통령이 총선 민심을 받들어 국정기조를 바꾸겠다는 가시적 조치를 보이면서 서로 간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이 차기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불편할 수도 있는 인사는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 대표는 "경쟁은 많을수록 좋다"면서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이태원 참사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연루된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들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윤 대통령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