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때 주례 서기로 한 아버지뻘 남자에게 여자친구를 뺏겼습니다”
2024-04-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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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믿기지 않는 사연
한 남성이 아버지뻘 남성에게 여자친구를 빼앗긴 경험담을 공개했다.
누리꾼 A 씨가 ‘아빠 뻘 아저씨에게 전 여친 뺏긴 썰(장문)’이란 제목의 글을 27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렸다. 30대 초반에 만난 10세 연하 여자친구와 어떤 과정을 거쳐 헤어졌는지 소개하는 글이었다.
전 연인에게 실연당한 상처를 각각 가진 남녀의 만남이었다. 여자가 적극 구애해 ‘썸’이 사랑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반 동거’ 생활을 하며 4년간 열정적인 사랑을 나눴다.
“여친의 대학 졸업과 취업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꼈습니다. 전 여친이 먼저 ‘오빠는 나이가 있으니까 내가 자리를 잡으면 빨리 결혼하자’는 말을 먼저 할 정도로 날 사랑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여친 나이가 어리다 보니 처음엔 학교에 있는 동갑 혹은 같은 나이대의 남자들에게 뺏길 것 같은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나중엔 그런 게 없어졌습니다. 그냥 그런 걸 못 느끼도록 아예 내게만 집중해줬어요. 원래 술을 안 좋아하기도 했고 반 동거나 다름없는 교제를 해서 매일 같이 지냈으니 질투나 집착 같은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당시엔 정말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구나 싶을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어리고 예쁜 상위급 스펙을 가진 여친이라니…. 과분하다 못해 주변에선 납치나 협박을 한 게 아니냐고 장난을 칠 정도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여친은 스타트업과 중견기업에서 고민하다 스타트업에 택했다. 당시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스타트업 취업을 뜯어 말리고 싶다. 여친이 스타트업에서 만난 남자와 바람이 났기 때문이다.
어느 날 여친은 업계에서 정말 알아주는 사람이 팀장으로 온다면서 팀장 입사를 환영하는 회식 자리에 간다고 말했다. 그때부터였다. 여친은 매번 팀장을 존경한다는 듯이 얘기했다. “그분이 회사 사람 몇을 데리고 유명한 기업으로 가겠다고 했어. 거기에 나도 포함돼. 은사를 만난 기분이야.”
글쓴이는 회식이 끝나면 여친을 픽업하러 갔다. 운전대를 잡은 김에 팀장도 함께 데려다 줬다. 그렇게 안면을 트고 글쓴이와 팀장은 친한 사이가 됐다. 서로를 ‘형님’ ‘동생’으로 호칭하고 “우리 결혼하면 주례 좀 서주세요”라고 글쓴이가 부탁할 정도로 친밀해졌다. 여친과 팀장이 이상한 사이라곤 절대 의심 못했다. 팀장 나이가 50대 중반이나 될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40대인 여친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렇게 팀장이 온 지 6개월정도 흘렀다. 진지하게 결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는 살짝 운을 띄웠다. 그런데 여친 반응이 이상했다. 취업하면 결혼하자며 결혼에 적극적이었던 여친이 실짝 당황하더니 “팀장님 따라서 이직하면 그때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한 것. 별 수 있나. “나중에 다시 진지하게 이야기해보자”라면서 글쓴이는 넘어갔다.
그러다 여친 회사 회식 날 일이 벌어졌다. 그날도 글쓴이는 회식 자리로 여친을 데리러 갔다. 역시 팀장을 데려다 준 뒤 집에 도착했다. 집에 온 여친은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글쓴이는 알람을 설정해주기 위해 여친의 아이폰을 열었다. 알람 설정 후 폰을 닫으려고 했다.
아이폰만의 특징이 있다. 알람 설정 후 화면 하단의 바를 쓸어 올리면 어플이 종료되고 홈 화면으로 넘어간다. 바를 길게 올리면 전에 쓴 어플의 목록이 뜬다. 버릇처럼 홈 화면으로 넘기자 여친이 사용한 어플의 목록이 쭉 떴다. 여친이 가장 최근에 쓴 것은 녹음 어플이었다.
기분이 뭔가 싸했다. ‘녹음? 뭐지? 회식 때 재밌는 일이 있었나? 아니면 무슨 교육이라도 받을 때 녹음했나?’
어플을 열었다. 녹음본 수십개가 떴다. 모두 밤이나 새벽에 녹음된 한두 시간짜리 녹음본이었다.
뭐지 싶어서 켰다. 남녀가 성관계를 나눌 때 나누는 적나라한 소리가 들렸다. 글쓴이가 매번 데려다주던, 결혼하면 주례를 서주겠다고 말한 50대 팀장의 목소리가 들어 있었다. 자기를 그토록 사랑한다고 하던 여친의 목소리도 들어 있었다.
멘털이 무너졌다.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렇게 무너진 적이 없었는데 왜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이별을 통보하고 여친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여친은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잘못했다고 빌었다. 그렇게 여친을 자기 집으로 내쫒았다. 여친 부모에겐 사정을 설명했다. 여친 부모는 장문의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
여친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다. 여친 상태가 안 좋은데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래서 말했다. 자기보다 서른 살 많은 팀장이랑 바람피우다 걸렸다고. 여친은 그렇게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게 됐다.
팀장에게도 전화했다. 딸뻘 여자와 자니까 좋았느냐면서 분노를 터뜨렸다. 팀장 가족을 찾아가 녹음 파일을 풀고 싶었다. 회사에도 여친과 팀장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폭로하고 싶었다. 허무한 마음이 들어 참았다.
일주일가량 지나자 여친에게서 일단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다시 만난 여친에게서 왜 팀장을 만났는지, 왜 팀장과 잠자리하는 과정을 녹음했는지 들었다.
여친은 더 좋은 곳으로 가려고 팀장에게 사실상 '몸 로비'를 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팀장이 자신을 배신하면 나락으로 보내기 위해 성관계 과정을 녹음했다고 했다. 뭐에라도 씌었던 것일까. 글쓴이는 “그럼 팀장을 사랑하진 않았던 거지?”라고 물으며 여자친구를 받아줬다.
몇 가지 조건을 걸긴 했다. 글쓴이는 여친에게 팀장이랑 절대 술자리를 같이해선 안 되고 최대한 빨리 다른 회사로 이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술 마실 때 불시에 연락하면 전화를 꼭 받으라는 약속도 받아뒀다.
이후 의심병이 도진 글쓴이는 불쑥불쑥 여친 휴대폰을 검사했다. 매번 깨끗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친은 감시당하는 게 불편하다면서 휴대폰에 비밀번호를 걸었다. 수상했다. 여친이 잘 때 노트북을 켜 PC 카카오톡을 확인했다. 여친은 여전히 팀장을 만나고 있었다. 글쓴이는 둘이 ‘사랑한다’ ‘다음엔 걸리지 말아라’ 등의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여친을 깨운 글쓴이는 “이제는 진짜 끝이야. 꺼져”라고 말하며 여친을 내쫓았다.
“진짜 아무런 감정 없이 들지 않았습니다. 여친이 벌레로 보였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날 죽이려고 하는 악마인가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퀴벌레를 봤을 때 소름이 끼치는 혐오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가지 않으려는 여친을) 경찰을 불러서 내쫒고 관계를 완전히 끝내게 됐습니다.”
이후 약 1년간 글쓴이는 이제는 전 여친이 된 여자에게 스토킹을 당했다. 여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글쓴이와 소개팅을 한 여성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해 험한 말을 쏟기도 했다. 성관계 파트너로라도 만나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지금은 착한 여친 만나서 잘 살고 있다”라면서도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손발이 덜덜 떨린다”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내 일이면 어떨까 생각하며 읽으니 기차 안에서 눈물 날 뻔했다", "정말 무서운 건 (전 여친이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있게) 방생했다는 사실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