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가 하필…네티즌들이 주목한 방시혁이 “에스파 밟을 수 있죠?” 말한 이유
2024-04-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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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과 대화 나눈 날짜, 에스파 첫 대상 탄 날과 같아
하이브 의장 방시혁이 어도어 대표 민희진에게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물어본 이유에 대해 한 네티즌이 제기한 흥미로운 주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민 대표는 자신에게 제기된 경영권 찬탈 의혹을 반박하며 갈등이 깊어지기 전 방 의장과 나눈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는 민 대표가 하이브와 함께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민 대표는 이날 "SM을 조용히 그만뒀다. SM 직원들도 모를 정도였다. 나온 지 이틀 됐는지 한 헤드헌터를 통해 방 의장을 만나게 됐다"라며 "방 의장이 걸그룹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런데 하이브에서 만들자니 방탄소년단이 있지 않나. 여성 팬들이 많은데 하이브에서 만들면 시기, 질투가 있을 수도 있으니 별도 레이블에서 만들자면서 나한테 제안한 것"이라고 뉴진스 탄생 비화를 설명했다.
민 대표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서 방 의장은 "SM은 잊고 민희진 월드를 건설하시는 걸로ㅎ"라며 "제가 말 그대로 성덕 아닙니까ㅎ"라고 말했다.
특히 대화 내용 공개 후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방 의장의 그룹 에스파 언급이었다. 그는 민 대표에게 "에스파(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밟으실 수 있죠?ㅎ"라고 물으며 새 걸그룹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민 대표는 이에 "하하하"라고 답했다.
이 대화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방 의장이 당시 가장 잘나가던 걸그룹 에스파를 견제해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후 한 네티즌이 방 의장이 에스파를 견제하는 발언을 한 이유가 에스파의 대상 수상 때문이라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이 네티즌은 지난 25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날 에스파 대상 받은 날이어서 발작 버튼 눌린 거였네"라고 주장했다. 해당 트윗은 리트윗 수 1만 개, '좋아요' 수 1만 개를 넘기며 많은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방 의장이 민 대표와 이 대화를 나눈 날짜는 2021년 12월 2일이다. 이날은 에스파에게 의미가 남다른 날이기도 하다.
이날 에스파는 '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2021 AAA)' 가수부문 대상과 올해의 스테이지상, 신인상을 받았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6일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들에 대해 주주 가치와 지적재산(IP)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민 대표의 주장을 총 12가지 항목으로 정리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경영권 탈취가 농담, 사담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여러 달에 걸쳐 동일한 목적하에 논의가 진행되어 온 기록이 대화록, 업무 일지에 남아 있다”며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 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더 이상 사담이 아니라 계획과 이에 대한 실행이 된다”고 했다.
민 대표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적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민 대표는 본인이 ‘연봉 20억’이라고 주장했다”며 “더 정확히는 2023년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가 20억 원이고 연봉과 장기 인센티브는 별도로 책정돼 있다. 이는 하이브 본사 및 한국 자회사 구성원 가운데 압도적인 연봉순위 1위”라고 했다.
하이브는 “연봉 외에도 막대한 주식 보상을 제공했다”며 “주식의 가치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큰 액수다. 그런데도 민 대표는 회사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액수를 다시 제시하며 대화를 파국으로 이끌었다. 당사는 이런 과정이 경영권 독립의 명분 쌓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언급한 ‘노예계약’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민희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주주 간 계약’을 언급하며 “저한테는 올무”, “그게 노예계약처럼 걸려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 본인이 ‘가만있어도 1000억 번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큰 금액을 보장받고, 내후년이면 현금화 및 창업이 가능한 조건은 절대 노예계약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보상 조건”이라고 했다.
하이브가 뉴진스 홍보에만 소홀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1년간 뉴진스로만 273건의 보도자료를 작성, 배포했다”며 “방탄소년단을 위시해 그룹과 개인으로 모두 8개 팀이 활동한 빅히트뮤직의 659건, 세븐틴 등 4개 팀이 활동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365건과 비교하더라도, 결코 ‘뉴진스 PR에만 소홀하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무속인이 단순 친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영 전반에 세세히 개입하는 외부 인사를 단순 친구라고 볼 수 없다”며 “대화 과정에서 공시되지 않은 임원의 스톡옵션 수량, 잠재 투자자 이름·투자자별 지분율이 기재된 경영권 탈취 구조 등이 오가고 있고, 다양한 경영 이슈에 대해 무속인의 제안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이런 대화 상대를 단순한 지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중요한 회사 정보를 회사 관계자가 아닌 외부 인사에게 무분별하게 노출하고,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채용청탁도 받은 사실을 회사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가 인사, 채용 등 회사 주요 경영 사항을 여성 무속인과 상의한 뒤 이행해 왔다고 주장했고, 민 대표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당사는 수년간 민 대표의 반복되는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해 왔으나, 이번엔 이러한 요구가 경영권 탈취를 위한 소위 ‘빌드업’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시기와 상관없이 멀티레이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감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