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열성 지지자들 “안귀령, 녹색정의당 때문에 떨어졌다” 분노 (이유)
2024-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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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과 1098표 차이... 윤오 녹색정의당 후보 2882표 획득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도봉갑 결과를 두고 일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녹색정의당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녹색정의당 때문에 안귀령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해당 선거구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친민주당 성향의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도봉갑 안귀령이 안타깝게 떨어진 이유’란 게시물을 올려 도봉갑 선거구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녹색정의당 때문에 안 후보가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도봉갑 당선인은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그는 49.05%를 득표해 47.89%를 득표한 안 후보를 꺾었다. 둘의 격차는 1098표다.
문제는 윤오 녹색정의당 후보가 3.04%(2882표)를 득표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와 안 후보의 표차를 뛰어넘는 표를 얻은 셈이다.
정치적으로 녹색정의당은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에 가까운 정당이다. 이 때문에 열성 민주당 지지자들은 안 후보가 떨어진 이유를 녹색정의당이 도봉갑에 후보를 낸 데서 찾고 있다.
실제로 해당 누리꾼이 올린 게시물엔 “(녹색정의당이) 마지막까지 X 뿌리다 가네”, “지난 대선 때도 그렇고 이번 총선에서도 결과 보고 저것들(녹색정의당) 더 살려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을 것” 등 열성 민주당 지지자들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반론도 있다. 녹색정의당 때문이 아니라 후보 자체의 경쟁력 문제라는 시각, 민주당 전략공천의 실패란 시각이 존재한다.
도봉갑은 19~21대에서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곳이다. 인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면담 뒤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민주당은 연고가 없는 안 후보를 도봉갑에 전략공천했다.
이와 관련해 한 보배드림 회원은 “안귀령이 떨어진 건 녹색정의당 탓이라기보단 출마하는 지역의 이름도 모르는 모습에 실망해서 시민이 안 뽑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도봉구 창동 신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여기가 무슨 동이냐'는 한 상인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 마이크를 들고 유권자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철부지 후보’라며 매섭게 공격하며 안 후보를 희화화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해당 공격으로 선거 과정에서 안 후보는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또다른 보배드림 회원은 “김재섭이 잘 일궈서 됐다. 밑바닥부터 다니면서 여기저기에서 얘기도 많이 듣고 지역에서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하더라”라면서 “도봉은 이번엔 당보다 사람을 봤다”라고 주장했다.
녹색정의당은 선거 전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위성정당(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접전 지역구에서의 야권 연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구는 연대하고 비례는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윤석열 정권 심판의 명분을 가장 극대화하고 유권자 사표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라고 녹색정의당은 주장했다.
전략이 처참하게 빗나갔다. 이번 선거에서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득표율은 2.14%에 불과하다. 3%에 미치지 못해 단 한 명의 비례대표 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역구에선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상정 원내대표마저도 생환하지 못해 원외로 밀려나게 됐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