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4.3사건 기념한 시민사회,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인가?”
2024-04-0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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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기본법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을 전면 개정하라!”
“민주유공자예우법 제정 당론채택 등으로 국가정체성 제고하라!”
지난 4월 3일, 오후 2시부터 약 45분 동안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개혁연대민생행동 등 35개 시민단체 회원과 일반주권자 약 25명이 ‘일방통행 제왕 No, 민관 협치·소통 Ya’, ‘상명하복 No, 백화제방 Ya’, ‘흑백·선악논리 No, 탈이념·탈진영 Ya’, ‘사참위 권고 즉각 이행’, ‘구제특별법 No, 배상특별법 Ya’. ‘참사 없는 안전사회건설!’ 등과 같은 피켓을 들고 <2개의 4.3사건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인가?”로 시작되는 기자회견문(별지 참조)과 주요 참가자 발언 등에서 “22대 총선 공천정당과 출마후보는 국가정체성 제고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약하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들은 “국민개헌권리 보장 등 개헌, 직접민치체제 확립, 선거법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 헌법재판소법 개정, 심지어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도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약할 수 있다”면서도 “훌륭한 국가정체성 제고방안으로 진실화해 기본법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전면개정 및 민주유공자 예우법 제정 등을 제시하고 이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약하라!”고 요구했다.
송운학 ‘공익감시 민권회의’ 의장은 <여는 인사말>에서 “1948년 4월 3일 발생했던 제주4.3사건에서 비무장, 비교전 상태에 있던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학살이 시작됐다. 민간인 대규모 집단학살은 같은 해 발생한 여순10.19사건에서 되풀이되었고, 한국전쟁 전후(前後) 전국 각지로 확산되었다. 빨갱이로 몰리면, 억울한 죽임을 당한다는 원초적 경험 또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본능적 공포 등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온전한 민주공화국으로 발전시킬 수 없게 만든 가장 강력한 걸림돌이자 족쇄로서 더 이상 이러한 불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김선홍 ‘글로벌 에코넷’ 상임회장이 진행사회를 맡은 이 자리에서 죽산선생 아들 조규호와 함께 조봉암유훈사업회 창립을 준비하고 있는 조영규(죽산선생과 손자항렬) 및 백인철 원로배우는 “제주4.3사건 진압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여순10.19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으로 가족이 학살당했다”고 증언했다.
이어서 임상우 ‘민청학련동지회’ 공동대표는 “한국전쟁전후 대규모민간인 학살은 1974년 4월 3일 발생한 민청학련 사건에서도 국가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재연되었다. 1987년 6월 항쟁을 계기로 국가가 직접 행사하는 물리적 폭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문화적 폭력이라는 형태로 살아남았다. 문화적 폭력이란 세계적인 석학 갈퉁의 이론에서 나오는 용어로써 모든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구 (사)‘김병곤·박문숙 기념사업회’ 상임이사 역시 “민청학련사건과 그 억울한 제물이 된 제2차 인혁당사건 관련자들 가운데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보상과 배상을 받지 못한 사람이 적지 않다”고 증언하면서 “피해배상은 단순한 피해복구가 아니라 사회정의와 역사정의 등을 확립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영대 ‘투기자본 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면서 은행과 대기업을 지배하는 국내외 자본의 이익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각종 참사는 물론 금융사기와 전세사기 등이 발생했다. 이들 공범을 반드시 심판하고 엄벌하라!”고 규탄했다. 그 밖에도 김장석 ‘법치민주화를 위한 무궁화클럽’ 회장, 이두경 ‘IDS피해자’ 대표, 임양길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상임운영위원 등은 물론 김원숙, 김복태 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등이 기자회견에 동참했다.
<2개의 4.3사건 기념 기자회견문> 전문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인가?
22대 총선 공천정당과 출마후보는 국가정체성 제고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약하라!
오늘은 2개의 4.3사건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여기서, 2개의 4.3사건이란 미군정이 실시되고 있었던 1948년 발생한 제주 4.3사건과 유신독재시대였던 1974년 발생한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이하 민청학련) 사건을 말한다.
이처럼 중요한 날, 2개의 4.3사건으로 각각 사망 등 각종 피해와 고통 등을 겪은 가족과 이런 불행과 비극 등에도 용케 살아남은 사건당사자 및 그 역사적 의미를 성찰하고자 하는 시민활동가 등 주권자가 함께 모여 참담한 우리현실을 공유하고자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가습기살균제 등 각종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사기는 고질병이 되었고, 전세사기마저 발생했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양극화가 지나치게 진행되어 출산율 저하와 초(超)고령 사회로의 급속한 진입 등 국가존립 자체와 사회 안전 및 국민통합 등이 매우 위험한 수준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 마음과 실사구시 중도실용 정신으로 복합적인 문제구조를 파악하고 전체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흐름은 미약하기만 하다. 자신과 또는 자기편과 조금만 견해가 달라도 흑백논리, 선악논리, 진영논리 등에 입각하여 집단사고의 노예라도 된 듯 ‘가짜 뉴스’까지 조작하고 있다. 심지어는 ‘내로남불’에 사로잡혀 자기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을 악마로 매도하며 괴롭히고 있다.
지역별, 세대별, 젠더별 분열과 대립 등은 이미 불신과 증오 및 적대감 등으로 굳어져 내전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에 편승하여 철지난 용공조작이 되살아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심지어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장’인 김 아무개가 “빨갱이는 재판 없이 죽여도 된다.”는 아주 위험한 취지로 내뱉은 망언을 처벌하거나 징계하기 어려운 것이 답답하고도 비통한 우리 현실이다.
이 모든 것은 국가정체성 혼란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76년 전 제주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것처럼 단정단선에 반대하여 무력을 직접 행사했던 행위자뿐만 아니라 오직 단 하나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비무장, 비교전 상태에 있는 민간인까지도 재판 없이 대규모로 학살했다. 게다가, 이러한 천인공노할 만행은 같은 해 10월 19일 여수ㆍ순천으로 이어져 결국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학살이라는 대규모 참극을 낳았다.
오죽했으면, 26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50년 전 발생한 민청학련 사건에서 고문기술자들이 중앙정보부 남산 비밀지하실에 강제로 끌려간 민주학생 등 애국지사들에게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모진 고문을 가하면서 자신과 피해자들을 동시에 세뇌(洗腦)시키듯 끊임없이 “빨갱이는 재판 없이 죽여도 된다.”는 말을 주문처럼 큰 소리로 외쳤겠는가?
그렇다! 이는 우리나라 헌법 전문(前文)은 물론 제1장 총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규정 및 같은 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규정 등에 반한다. 뿐만 아니다. 조약체결과 가입 등에 따라 국내법과 동일효력을 갖는 UN 인권선언과 인권헌장 등 국제규범에도 반하는 발가벗은 국가폭력이자 인권과 민권 등을 동시에 짓밟은 야만행위에 불과했다.
이에 우리는 주권재민과 인권 및 민권 등에 입각하여 당당하게 요구한다. 22대 총선 공천정당과 출마후보는 국가정체성 제고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약하라! 국민개헌권리 보장 등 개헌, 직접민치체제 확립, 선거법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 헌법재판소법 개정, 심지어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도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약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아래와 같은 당론채택과 공약도 훌륭한 국가정체성 제고방안이 될 수 있다고 천명하며, 요구한다.
하나. 제주4.3사건 등 국가폭력 피해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을 전면 개정하라!
하나.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ㆍ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권고를 반영하여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전면 개정하라!
하나. 평화적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오늘날 불완전하나마 민주화가 정착되도록 생명과 청춘 등을 바친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등 열사들을 기리기 위한 <민주유공자 예우법>을 신규 제정하라!
정당과 후보마다 각각 다른 당론을 채택하고 공약할 수 있다. 앞으로 7일 뒤, 국민투표가 완료되어 향후 4년 동안 입법부와 행정부 관계 등 정부기관 사이의 권력관계는 물론 이번 22대 총선에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한 거대양당을 비롯한 38개 정당의 상호관계 및 모든 후보의 운명 등이 결정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강력하게 요구한다. 국가정체성 제고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면 무엇이든 좋다. 당론으로 채택하고 공약하라. 특히, 어떤 경우라도 반드시 실행할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라. 당의 명운을 걸고, 의원직을 걸고 집단적으로 약속하라. 우리는 이들 당론과 공약에 따라 엄중하게 투표하고 심판할 것이다.
2024. 4. 3.
제주4.3사건 76주년과 민청학련 사건 50주년 기념 기자회견 주최주관 35개 단체 일동
주최주관 35개 단체 명부(가나다순)
01) 가상화폐와 탈세 등 범죄자금 환수 국민연대(준)
02) 가습기살균제 등 사회적 참사 재발방지와 안전사회건설 연대모임
03) 개혁연대민생행동
04) 공익감시 민권회의
05) 국민연대
06) 국민주권개헌행동
07) 글로벌 에코넷
08) 금융사기 없는 세상
09) 금융피해자연대모임
10) 기독교개혁연대
11)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12) (사)김병곤·박문숙 기념사업회(이사장 김학민)
13) (사)남도문화연구소
14) 민청학련동지회(상임대표 강창일)
15) 법치민주화를 위한 무궁화클럽
16) 삼청교육대 전국피해자연합회
17) 선감학원 (아동인권) 진상규명추진위
18) 선한 시민의 힘
19) 시민의 시대
20) 언론소비자 주권행동
21) 여산생명 재단(이사장 우희종)
22) 여순 항쟁 서울유족회
23) 전국다문화인 노동조합
24) 전국민족민주열사유가족협의회(회장 장남수)
25)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
26)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이사장 백경진)
27)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상임대표 송운학)
28) 충무공전승기념관건립추진위
29) KOK피해자모임
30) 통일문화연합
31) 투기자본감시센터
32) 한국방송원로연기자(배우)협회
33)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34) 행·의정감시네트워크 중앙회
35) 흥사단서울대학교아카데미 총동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