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 일했는데, 수당 13만원" 선거 준비 공무원 '과로 수준'

2024-04-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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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에서 여성 공무원, 업무 마치고 쓰러져 사망

선거 관련 일을 하다 사망한 공무원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8일 남원시청 50대 여성 공무원 A씨가 5일부터 6일까지 총선 사전투표 업무를 한 뒤 쓰러져 사망했다.

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선거 업무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과로 실태를 폭로했다.

노조는 추모 성명을 내고 "선거사무에 동원된 공무원은 하루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식사할 시간마저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분류기 최종 모의 시연을 하고 있다. / 뉴스1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분류기 최종 모의 시연을 하고 있다. / 뉴스1

사망한 A씨는 사전투표 업무를 하던 이틀 동안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해 투표소로 출근했다.

사전투표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지라 오전 5시까지는 투표 준비가 끝나야 하기 때문이다.

진현채 전국공무원노조 남원시 지부장은 "사전투표에 투입되는 공무원들은 최소 오전 5시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오후 6시에 투표가 끝나면 정리하는 시간까지 포함해 오후 7시는 돼야 퇴근할 수 있다"며 "오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총 14시간을 일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업무 중간에 쉬는 시간이라곤 교대로 하는 식사시간이 전부"라며 "그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롯이 투표사무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직원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관내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직원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관내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진 지부장은 "14시간 일하고 받는 일당은 13만 원이다.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투표 참관인은 하루 6시간 근무하고 10 만원을 받는 데 비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진 지부장은 "투표 업무에 투입되는 공무원들 대부분이 힘들어하는 실정"이라며 "사전투표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단축해야 한다"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노조는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며 수개표 방식을 도입하는 등 현장 공무원들을 쥐어짜고 있다"고 성토했다.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YDP미래평생학습관에 투표소가 설치되고 있다. / 뉴스1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YDP미래평생학습관에 투표소가 설치되고 있다. / 뉴스1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