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올라가는 여학생 몰카 찍은 고등학생, 성인 된 후 받은 판결이...

2024-04-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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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물의 경우 미성년자 시절에 받아 정상참작

고등학생 시절 학교 계단에서 치마를 입고 올라가는 여학생들을 몰래 촬영한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교복 자료 사진, 카메라 자료 사진 /Chikala-SHUTTERSTOCK.COM,  Planet Studio-shutterstock.com
교복 자료 사진, 카메라 자료 사진 /Chikala-SHUTTERSTOCK.COM, Planet Studio-shutterstock.com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경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최승준)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물 소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이용 촬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과 사회봉사 120시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총 8차례에 걸쳐 치마나 짧은 바지를 입은 여성들의 다리 등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2022년 경북 청도의 한 고등학교 계단에서 여학생들의 치마 속 다리 부분 등을 수차례 촬영했다. 또 책상에 엎드려 있거나 다리를 꼬고 앉은 여학생들의 다리와 엉덩이도 몰래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경주의 한 대학교에서 치마를 입고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이나 짧은 바지를 입은 여성들의 다리 등을 몰래 촬영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은 A씨가 형사 미성년자인 만 14세 미만이었던 시절 인터넷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아동 성착취물 영상 3개를 보관해 왔던 것을 발견하고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는 피해자들의 다리 부분 등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아동 성착취물을 장기간 소지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범행은 모두 A씨가 만 19세 전에 저지른 것이고 현재도 만 19세의 대학생"이라며 "아동 성착취물 소지의 경우 A씨가 당시 형사 미성년자에 해당했고 이후 만 14세가 된 후에도 계속 소지한 것으로 참작할 만한 사정은 있다"고 양형이유를 판시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관련 처벌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할 경우 적용된다. 특히 'n번방 사건'을 계기로 2020년 5월 법이 개정되면서 법정형은 기존 5년에서 7년으로 벌금형은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상향된 상태다.

또 촬영물 또는 복제물(복제물의 복제물을 포함)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촬영 당시 촬영 대상자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 대상자 의사에 반하여 반포 등을 한 자도 같은 형에 처한다. 특히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단순 소지,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한 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