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등 강도 높은 기업 수사에 제기되는 형평성 논란... 국내외 영업 차질 전망
2024-04-0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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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노조 관련 수사는 뒷짐”
검찰이 기업 관련 수사는 속도를 내고 노조 관련 수사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형평성 침해 우려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PC그룹 수사인데, 지난 3일 총수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경영의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SPC그룹은 민주노총 노조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했다는 ‘부당노동행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사측이 회사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측 노조를 지원하고, 노조위원장에게 회사의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나 성명을 발표하게 했다는 내용이 주된 혐의다.
이를 통해 최근 황재복 대표이사가 구속되고 공동 대표인 판사 출신 강선희 사장은 사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허영인 회장에 대한 검찰의 체포 영장이 청구되며 K-푸드 열풍을 주도했던 SPC그룹의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소상공인인 6000여명 가맹점주를 보유한 SPC그룹의 지도부 모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될 경우 해외 사업은 물론 국내 영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4월 고용노동부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SPC그룹 수사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강도 높게 이뤄졌다.
검찰이 SPC그룹 본사를 비롯해 관계자들을 5차례에 걸쳐 압수 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임직원이 소환되거나 구속됐다.
반면 노조 간부가 고의로 반죽에 이물질을 떨어뜨린 의혹과 관련한 수사는 2년 넘게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9월 한 방송사가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제조시설 내 환기 장치에 기름때와 밀가루 반죽 등 이물질이 묻어있는 모습을 공개하며 위생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영상을 촬영한 A 씨는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비알코리아 지회장이었다.
이후 던킨도너츠 안양공장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 사측이 A 씨가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기름을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하는 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비알코리아는 경찰에 A 씨를 고소했고, 경찰은 2021년 12월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상태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보고를 받지 못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적이거나 비상식적 행동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사측에 대한 수사만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