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도 아닌 호남서... 민주당 초긴장하게 만들 여론조사 결과 나왔다

2024-03-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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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았던 이개호 단수공천 밀어붙였는데 이런 결과가...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와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이개호 의원. / 뉴스1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와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이개호 의원. / 뉴스1

단수공천을 받은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소속인 이석형 전 함평군수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돼 민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태가 심상치 않다. 다른 곳도 아닌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와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이개호 의원. / 뉴스1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와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4선에 도전하는 이개호 의원. / 뉴스1

알앤써치는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와 광주‧전남 4개 일간지(남도일보·광주매일·광남일보·전남매일)의 공동 의뢰로 지난 15, 16일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서 누구를 찍을지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의원이 42.9%, 이 전 군수가 41.9%를 얻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의원과 이 전 군수의 격차는 불과 1%포인트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초접전’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역임한 이 의원에게 상당히 충격적일 수 있는 결과다.

이 의원은 당에서 ‘3역’으로 불리는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함평군수를 세 번 지낸 이 전 군수는 재임 기간 함평군의 대표 축제인 나비축제를 전국적인 행사로 만들어 '나비군수'로 불린다.

이석형 전 함평군수 / 이 전 군수 제공
이석형 전 함평군수 / 이 전 군수 제공

이 전 군수가 아무리 유명해도 중량감에선 이 의원과 비교할 수 없다. 더욱이 해당 선거구는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 속한다. 이런 측면에서 두 후보의 초박빙 승부는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의 민심이 그만큼 심상찮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의원과 박노원 전 청와대 행정관, 이 전 군수 3명이 오차범위 내에서 다투고 있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이 의원을 단수공천해 ‘황제 공천’ ‘밀실 공천’ ‘셀프 공천’ 논란을 자초했다.

실제로 목포MBC와 여수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달 29, 30일 담양·함평·영광·장성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 100%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 셋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이에 앞서 리서치뷰가 KBC 의뢰로 지난해 12월 15, 16일 담양·함평·영광·장성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는 이 의원이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1위인 박 전 행정관(25.4%), 2위인 이 전 군수(24.0%)에 이어 23.6%로 3위를 기록했다.

박노원 전 청와대 행정관 / 박 전 행정관 제공
박노원 전 청와대 행정관 / 박 전 행정관 제공

박 전 행정관과 이 전 군수가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는 3인 경선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고위원회가 "통합의 가치를 존중하고 당 기여도를 고려해 재심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공천관리위 결정대로 이 의원의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이후 이 전 군수가 민주당을 탈당하며 무소속 출마했다. 탈당과 잔류를 놓고 고심하던 박 전 행정관은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고민정·박찬대·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이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당에 남아달라고 당부하자 고심 끝에 당에 남기로 했다.

이 의원의 고전은 3선인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극심하다는 것,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을 유권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역 정계는 해석하고 있다.

알앤써치의 정당 지지도 및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가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지 묻는 물음에 민주당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3.1%에 불과했다. 민주당 텃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조국혁신당이 23.2%로 2위, 국민의힘이 5.6%로 3위였다. 새로운미래는 3.7%로 4위, 개혁신당은 3.0%로 5위, 녹색정의당은 2.9%로 6위였다.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1위를 조국혁신당에 내줬다. 조국혁신당이 40.1%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연합(34.5%)을 제쳤다. 오차범위 내라곤 하지만 민주당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결과다.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6.9%로 3위, 새로운미래가 5.7%로 4위, 개혁신당이 3.1%로 5위, 녹색정의당이 2.1%로 6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가상번호 100% 자동응답조사로 무선통신 3사가 제공한 가상번호를 활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포인트, 응답률은 10.6%다. 글에서 언급한 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