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상태...수원 배수로 여성 시신, 부검 결과 뜻밖의 정황 드러났다

지난 6일 경기도 수원의 한 도로변 배수로에서 나체 상태의 여성 시신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공식 발표를 내놨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수원시 영통구 동수원 IC 부근 도로변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 A 씨 사건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단순 변사’로 종결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쯤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도로 근처 비탈면에 있는 경사진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주변에는 A 씨가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옷들이 흩어져 있었다.

경찰은 지문을 통해 A 씨의 신원을 파악한 뒤 CCTV 역추적을 통해 A 씨의 전체 동선을 확인했다. 지적 장애를 앓던 A 씨는 당시 가족과 떨어져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한 여관에서 혼자 장기 투숙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6시쯤 여관에서 나와 배회하다 거리에 외투를 벗어둔 채 이튿날 오전 2시쯤 동수원 IC 부근 도로변까지 혼자 걸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 씨가 배수로 방향으로 이동한 뒤 더 이상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현장에 오간 정황도 없었다. 20여 일 뒤 A 씨는 마지막으로 포착된 도로 인근 배수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 시신 부검 결과 "저체온사 소견이 있으나 단정 지을 수 없다. 사망에 이를 만한 외상은 없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A 씨가 추운 날씨에 외투를 벗은 채 장시간 바깥을 배회한 점, 시신 주변에서 입었던 옷가지가 발견된 점 등에 미뤄 A 씨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저체온증이 오래 지속될 경우, 추운데도 옷을 벗는 ‘이상 탈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현재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한 상태다. 국과수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건을 단순 변사로 종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