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수도권 주택팔고 지방이주땐 양도세 면제 추진”
2024-03-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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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트리 단독 인터뷰
“인구소멸지역 1가구 2주택 허용...농막은 현행처럼 주택서 빼야”
“지방의대 정원 대폭 확대해 교육 생태계 변화 물꼬 역할”
장관급인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의 컨드롤타워로서, 요즈음 의대정원 확대, 인구소멸지구 주택매입 1가구 2주택 면제 등 민감한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대한민국 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영남대 교수-총장, 대구시교육감을 역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한 우 위원장을 7일 서울 정부청사 집무실에서 위키트리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도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지방 의대의 평균 50%가 서울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서울·수도권 학생들은 각 지방에서 의사 면허 따고, 서울로 이동한다. 생태계가 그렇다. 그래서 지방은 필수 의료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이다. 이번에 의대 정원을 늘리면 지역 인재 전형을 확대하는 전제 하에 정원을 배정을 한다. 지방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의대를 가기 위해서 서울,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한 지방이전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지방으로 갈 때 가족들과 함께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인재 전형을 맞추려면) 앞으로는 중학교 3년을 비수도권에 재학을 해야 되고, 고등학교 3년은 그 권역 내에서 공부를 해야 된다. 이것으로 교육 생태계가 완전히 달라질 거다. 특히 교육 발전 특구하고 연계를 시켜 놨기 때문에 이 정책은 (지방살리기 정책으로) 굉장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인구감소지역 1가구 2주택 규제 완화 정책은 뭔가.
“포스코는 올해부터 격주로 주 4일 근무제 하지 않나. 앞으로 많은 회사들이 근무시간을 줄일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면 대도시에 일하는 사람들이 지방에서 농촌 체험도 하고 쉴 공간도 마련하고 놀 공간도 마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 집을 매입하거나 짓는 경우, 1가구 2주택에서 제외 시키자는 것이다. 농지 같은 것에도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하게 해야 한다. 이른바 '세컨드 하우스' 활성화 정책이다.”
▶농막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가능할까.
“농막은 그대로 간다. 1가구 2주택에서도 농막은 아예 빼야 된다. 그러면 도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공간이 지방에 생기게 된다.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별장을 못 짓더라도 지방에서 쉬고 지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농막은 좋은 공간이고, 기회다. 농촌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도 적응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지방이주 수도권 주민에게 주택양도세 면제를 추진 중 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지방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주택 양도세를 10년간 유예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의 30억 원짜리 주택 기준 양도세를 7억~8억 원 정도 내야 하는 사람들은 지방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도 양도세 때문에 못 가는 경우가 많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소멸 위험 지역 등 지방 이주 목적으로 수도권의 주택을 매도할 경우 10년 동안 양도세 부과를 유예하되, 그 기간을 채우면 면제되고, 그 전에 수도권으로 되돌아오는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아마 양도세 낼 재원이면 지방에서 10년 정도 생활비로 충분할 것이다. 이 제도는 서울의 주택의 필터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은 전부 (출퇴근이 힘든) 수도권 주변에 살고, 나이 드는 사람이 주로 중심지에 사는 형편이지 않나. 양도세,상속세 때문에 필터링이 안 이루어져 그런 측면이 크다. 지금 세수 결손이 많이 생기고 해서 기재부 등 부처와 아직 합의를 못 봤지만. 그걸 우리가 강력하게 주장할 예정이다.”
▶서울 수도권 기업이 지방 이전 할 때 어떤 혜택이 있나.
“그동안 산업 단지 지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 특구 정책이 있었다.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기회발전특구는 다르다. 지역에서 활발한 경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민간 자본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소프트웨어 정책이다. 가업승계 상속 기준이 매출액 5000억원인데 기획재정부가 1조원으로 올리는데 합의했다.(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규모가 큰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다. 전폭적인 세제혜택을 통해 지역발전특구에 기업들이 지방에 내려가고 교육개발특구를 통해 지역인재들이 정착하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기초가 다져질 것이다.”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정책은 어떻게 보나.
“제로섬 게임으로 보면 안 된다. '어디가 손해다 손해가 아니다' 라는 식으로 보면 안 된다. 지방소멸을 막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채택한다고 해서 서울의 삶의 질을 떨어뜨려야 되겠는가. 역대 정부가 해 온 것처럼 수도권 규제를 통해 반사적 이익으로 지방을 잘살게 하겠다는 건 결과적으로 더 수도권에 집중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지방시대 정책 기조는 지방이 주도권을 갖는 것이다. 지방 간 경쟁을 촉발해 수도 서울의 삶의 질을 따라잡는 일종의 상향 평준화 정책이다. 그런데 하향평준화 입장에서 생각하면, 서울이 커지면 서울로 더 몰려가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 이제 수도권과 지방이 상호협력 연대할 것이냐 이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 새로운 기회다. 초광역 경제권을 빨리 앞당기고 초광역권 내 행정통합이 이뤄질 수 있는 새로운 계기와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 그걸 긍정적으로 지방시대 정책에 투입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 정책이 역대 정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지방정책들이 수도권의 규제를 통해가지고 반사적 이익으로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정책이었다. 그게 하향 평준화 정책이 되었다. 그러다 경기가 어려우니까 규제를 풀게 되고, 다시 중앙집중화를 부르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상향 평준화 정책을 쓰는 것이다. 지방에 권한과 재정을 줘서 지역이 스스로 혁신을 해서 그게 수도권 못지않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의 큰 전환을 했다.”
▶교육개혁을 매우 중시하는 것 같다.
“역대 어떤 정부도 균형발전과 지방 분권 정책을 추진하면서 ‘교육 분야’를 전면에 세운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은 지역의 아이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서 서울권 대학에 보내고, 결과적으로 그들이 돌아오지 않아 수도권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교육감, 시도지사, 대학총장 등 지역 교육의 세 주체가 협력해 산업 구조, 주민 요구에 따라 각 지역 특색에 맞춘 ‘교육발전특구’가 성공하면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대학, 산업체 등 지역기관과 협력해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교육 발전 전략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는 제도로, 지방교육재정특별교부금 등을 활용해 시범지역당 30억∼100억 원이 지원된다.
▶지역인재 전형을 늘리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할까.
“2028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지역 중학교부터 나와야 지방 의·약·치·한의대 지역 인재 전형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지역 인재 전형을 로스쿨, KAIST를 비롯해 지방대학 인기 학과에도 확대할 생각이다. 앞으로 지방 정부와 교육청, 대학이 협의해 지역 인재 전형 비율 등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지방에서 사교육 없이 공부하고 직장 직장을 거기서 가지고 정주 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되도록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