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에게 내연녀가 다섯이나…” 이개호 의원 통화 녹취록 공개 파장

2024-03-08 17:48

add remove print link

공천심사 과정에서 지인과 통화하며 경쟁자 험담

4·10 국회의원 선거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출마한 박노원 예비후보가 8일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개호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박 예비후보 제공
4·10 국회의원 선거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출마한 박노원 예비후보가 8일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개호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박 예비후보 제공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단수공천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지인과 통화하며 경쟁자를 험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의원과 경쟁했던 박노원 예비후보(민주당 부대변인)는 8일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이 지인에게 자신을 험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공직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이 의원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영광군선거관리위원회에 이 의원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공천심사 과정이었던 지난달 중순 지인과 통화하면서 박 예비후보에 대해 “우리가 삶에서 만날 수 있는 최강의 양아치”라면서 “지저분한 X이다. 반드시 때려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인이 “그 정도로 안 좋나”라고 묻자 이 의원은 “내연녀가 셋인가 다섯이나 됐다. 얘기 들어보면 추잡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박 예비후보가 전남 장성부군수으로 재직할 때 잠자리를 대가로 여성 직원을 승진시켜주고 그것이 문제가 돼 이혼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박 예비후보는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의 이번 총선 시대정신은 ‘이개호 심판’”이라면서 “이 의원은 민심의 무거운 심판이 두려워 박노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인신공격과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했다.

이 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 그는 “현직 의원이 책임과 윤리를 저버리고 무분별한 허위사실을 퍼트려 경쟁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이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저 박노원을 포함한 가족들이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고통, 그리고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 유권자들이 겪은 혼란은 말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의원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와 제251조 후보자비방죄를 명백히 위반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단순히 박노원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지역 전체와 민심에 대한 모욕이며 민주주의와 공정한 선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의 비열한 행위는 공직자로서, 나아가 인간으로서 가져서는 안 될 행위”라고 지적한 뒤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도덕성과 정의에 반하는 것이기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 의원에게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적 가치와 공정한 선거를 훼손하는 행위, 특히 정치적 경쟁자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선 “낙선이 두려워 박노원 개인을 공격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다”면서도 “제 가족에게 큰 상처를 입혀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하는 것,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민을 우롱하고 지역발전을 외면해 지역민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 유권자의 판단에 혼란을 줘 민주주의와 공정한 선거를 훼손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4·10 국회의원 선거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출마한 박노원 예비후보가 8일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개호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박 예비후보 제공
4·10 국회의원 선거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에 출마한 박노원 예비후보가 8일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개호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박 예비후보 제공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광주에 얼굴만 아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박 예비후보에 관해 물어보길래 지역신문에 이니셜로 보도되고 지역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를 했던 것"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과 관련해 내 말은 공연성이나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담양·장성·함평·영광 선거구에 이 의원을 단수 공천하려다 “황제·밀실·셀프 공천”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가 박 예비후보와 이석형 예비후보(전 함평군수)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3인 경선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최고위원회가 "통합의 가치를 존중하고 당 기여도를 고려해 재심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공천관리위 결정대로 이 의원의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이 확고한 우위를 보이지 않은 만큼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자신과 이 의원 등 세 명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무시하고 이 의원으로 단수공천을 한다는 것은 공관위의 폭거와 다름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뉴스1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