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됐다” 한 K리그 무명 축구선수가 은퇴 선언하자 벌어진 놀라운 일
2024-03-0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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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은퇴 선언한 천안시티FC 출신 임민혁
무명에 가까운 프로 축구선수가 남긴 은퇴 선언 글이 온라인상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천안시티FC에서 막 선수 생활을 마감한 임민혁이 지난 1일 인스타그램에 은퇴를 알리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간 선수 생활을 하며 느낀 소회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비록 선수로서 크게 이름을 떨치진 못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그의 가치관이 드러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임민혁은 "K리그가 개막하는 오늘 저는 프로, 아마 총 18년 동안 이어온 축구 선수의 삶을 폐막하려 한다"라며 "서른 즈음 되면 대충 안다.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의 축구 인생은 완벽하지도, 위대하지도, 아주 훌륭하지도 않았지만 정정당당하게 성실히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멋진 세계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내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언젠가부터 느꼈던 저보다 열정 있고 성실한 후배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자기 비하의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속이 후련하고 적어도 추한 선배는 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 하나는 지키고 그만두는 거 같아 다행이기도 하다"라며 "저는 더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면서 새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3월 1일. 새로 시작하기에 날짜도 딱 좋다. 여기저기 축하 만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라며 "모두들 감사했고, 잘 머물다 갑니다"라고 마무리했다.
그의 은퇴 선언은 여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느 무명 프로 축구선수의 감명 깊은 은퇴' 등 제목으로 확산 중이다. 네티즌들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이 더 중요하다던데 이분은 생각과 마인드가 정말 훌륭한 것 같다", "좋은 글에 저를 돌아보게 된다", "아쉽다. 은퇴 소식에 팬이 되어버렸네", "프로까지 간 게 대단한 거야" 등 반응을 보였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도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선수 생활을 마치셨는데 저는 이제야 팬이 됐다. 인생 2막 잘 열어가시길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 "인터넷에 공유된 글을 우연히 보고 감동해서 검색해서 찾아왔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사실 진 모르겠지만 멀리서 응원하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임민혁은 2017년 K리그 전남드래곤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포지션은 골키퍼로, 이후 천안시티FC에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