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괴롭힘' 의혹으로 철퇴 맞은 배구 오지영, 명예 회복 노린다
2024-03-0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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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KOVO에 재심청구 없이 법정으로 가기로 결정
후배 선수를 괴롭혔다는 혐의를 받는 전 국가대표 출신 리베로 오지영(36)이 명예회복을 위해 또 다른 공방전을 시작했다.
오지영이 재심을 신청하는 대신 법정으로 가기로 했다고 세계일보가 5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오지영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재심 청구 기간이 남아있지만, 법률 대리인과 상의 끝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재심 청구 없이 바로 법원에서 징계 처분을 무효로 하는 소송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오지영은 이와 별개로 페퍼저축은행 구단을 상대로 계약 해지 무효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KOVO 상벌 규정 제19조 1항에 따르면 재심 청구는 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청구서를 제출하게 되어있다.
재심 청구 기한은 오는 8일이지만, 오지영은 재심 청구 없이 바로 소송전으로 가는 것을 결심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27일 후배 괴롭힘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페퍼저축은행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에게 1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KOVO에서 구단 내 선후배 간의 괴롭힘 혐의로 징계를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시즌 연속 최하위가 확정된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오지영이 후배 선수 2명을 지속해서 괴롭혔다는 의혹을 자체 조사한 뒤 지난달 15일 관련 내용을 연맹 선수고충처리센터에 신고했다.
KOVO는 오지영이 후배들에게 직접적인 폭행을 하거나 얼차려를 위한 집합 등 신체적인 가해를 한 것은 아니지만, 훈련 중이나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한 오지영의 말을 폭언으로 규정했다
상벌위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오지영이 후배를 괴롭힌 것이 파악됐고, 여러 증거를 통해 괴롭힘과 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
이에 오지영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이음의 정민회 변호사는 “오지영 선수가 향후 재심 절차와 소송 절차를 염두에 두고 본인의 은퇴 여부와 상관없이 그 억울함을 밝히는 절차를 차분하고 신중하게 밟아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진정인(피해자)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힌 기간에도 다정하게 대화를 나눈 걸 보면 진정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이후 오지영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후배 이민서(21)가 그간 오지영이 괴롭혔던 구체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이민서는 지난달 2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3년 6월 말부터 팀에서 나가는 날까지 지속해 괴롭힘을 당했다”며 오지영의 괴롭힘에 대해 게시물과 스토리를 올렸다.
이민서는 “다른 사람이 자신(오지영)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하면 나도 그 사람을 같이 싫어해야만 했고 가깝게 지내지 말아야 했고 자기가 안 좋아하는 사람과 친하면 지적을 해서 항상 선수들과의 관계에 대해 눈치를 보았고 많이 울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0월 5일 오지영이 갑자기 몸무게를 물어 “61킬로”라고 답하자 “네가 그래서 안 되는 거야”라고 했으며 “너 지금 남자들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거지”, “너는 내년에 방출 1순위인 건 아냐?”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속상해진 이민서가 눈과 코가 빨개진 모습을 보자 오지영은 “X빡치네”라고 들리게 말했고 종일 무시하고 꺼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매번 음식 셔틀은 물론, 항상 호출 대기 상태로 오지영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야 했다는 괴롭힘 사례들을 나열해 언급했다.
이민서는 당시의 일기를 공개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오지영 측이 공개한 다정한 메시지 내용과 관련해선 “내 발로 팀에서 나가는 이유가 언니 때문인 것을 언니가 알게 되면 실업팀에서도 배구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언니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일부러 과하게 메시지에 답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