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누명 썼던 배우 “그 여자가 5억~10억 요구했다”
2024-02-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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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 가지고 했던 스킨십, 성추행으로 몰려
성추행 누명을 썼던 한지상이 구체적인 해명을 내놨다.
21일 법률신문은 한지상 인터뷰를 보도했다.
한지상 변호인은 "혼자 말로 대응하며 끌려다닌 4개월과 자필사과문으로 A 씨에 명분을 준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추행 논란으로 인한 악플과 일부 뮤지컬 팬들의 하차 요구로 한지상은 최근 뮤지컬 '더데빌: 파우스트'에서 물러났다.
한지상은 "초기 대처가 미흡해 가족들과 회사 사람들, 뮤지컬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 죄송해요. 하지만 저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내 명예를 지키고 싶어요. 늦게라도 진실을 밝히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사건은 지난 2019년 9월 10일로 거슬러 올러간다. 한지상이 '벤허' 공연에 나가기 10분 전 공연 10분 전 여성 A 씨에게 카카오톡이 왔다. A 씨는 한지상과 2018년 5월부터 약 8개월 간 '썸을 타던 사이'였다. A 씨는 한지상과 만났던 시기, 그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한지상은 "화면 위에 뜬 두 문장이 심상치 않았어요. '이거 읽는 순간 공연할 수 없는 멘털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연을 끝내고 카톡을 읽었는데 굉장히 심각한 내용이었요. 어떠한 판단을 하기도 전에 '아 이거 협박이다'. 나와 이 사람은 남자와 여자로 만났는데, 갑자기 배우와 팬 관계로 태도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거기다 사실이 아닌 일까지 사실처럼 말을 하니 무서웠어요. 일단 달래서 이성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A 씨와 한지상은 썸 시작부터 끝까지 애정 가득한 말투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한지상을 '오빠'라고 불렀던 A 씨는 협박성 카톡을 보낸 시점부터 '배우님'이라고 불렀다.
한지상은 "순식간에 내가 약자가 됐다. 익명으로 글을 올리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나. 하지도 않은 일로 마녀사냥을 당할까 무서웠다. 무조건 진정시키려고 미안하다는 말을 참 많이 했다. 이미 추행이 아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동의를 구하고 연락이 소홀했던 부분에 대한 사과이지 추행 주장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한지상에게 공개 연애를 하든지 5억~10억 원 금전 보상을 하든지 선택하라고 했다. '지인, SNS, 신문사 등에 죽을 힘을 다해 알리겠다' 등 수차례 협박성 카톡도 보냈다.
이후 한지상과 A 씨는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곳이자, A 씨가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곳에서 만났다. A 씨는 한지상에게 '성추행하신 거 아니다. 일방적으로 하신 것도 아니다. 나도 그 당시 그 순간에는 좋았다. 법적으로 뭘 하려고 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 강제로 뭘 한 것도 아니잖아요. 배우님 잘못한 거 없어요'라고 말했다. 한지상은 A 씨와의 대화를 모두 녹음했다.
한지상이 번호사를 선임하고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자 A 씨는 가깝게 지내는 방송국 지인, 기자, 변호사 등을 통한 배우의 실명 노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공포감에 사로잡힌 한지상은 2020년 3월 A 씨를 공갈미수, 강요미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나이를 속였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A 씨는 같은 해 11월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조용히 글을 삭제했다. 추행이 없다고 정정하는 글은 올리지 않았다. 그는 2020년 12월 30일 한지상에게 '그간 마음의 상처 힘들었던 거 빨리 치유되시길. 시간이 지나 다시 무대에 서시는 그날까지 기도하겠다'는 카톡을 보냈다.
한지상은 "저는 정말 고소하기 싫었습니다. 고소한 순간 이 상황이 알려지게 될 테니까요. 그럼에도 고소한 이유는 살고 싶어서요. 납득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피폐해진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저는 성추행을 하지 않았어요"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