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일) 북한 지하철역에서 촬영된 '사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024-02-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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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개건한 평양 '통일역'
최근 명칭 '역'으로 수정
달라진 남북 관계가 북한 곳곳에 반영되고 있다.
북한이 수도인 평양 시내에 위치한 지하철역 '통일역'의 역명에서 '통일'이라는 단어를 지운 것으로 확인됐다.
산케이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는 20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북한이 최근 지하철역 '통일역'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은 채, 역명을 단순히 '역'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직원들이 평양 지하철역을 견학했다가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주북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북한 지하철역 내에 설치된 모니터엔 열차가 오가는 노선도가 뜨는데, 부흥역, 승리역, 개선역 등 천리마선 구간 다른 역의 명칭은 모두 제대로 표시됐지만, '통일역'만 그냥 '역'이라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교도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대한민국)과의 통일을 포기하는 정책 전환을 표명한 데 따른 조처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움직임은 대남 선전 사이트의 내용, 국가 가사의 변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 관계를 전면 재규정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총체적인 결론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 통일 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 통일', '체제 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과는 그 언젠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그간 대화와 협력을 모색, 평화 통일을 지향해 온 남북 간 특수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후 올해 1월 최고 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통일', '민족(동족)'이라는 개념을 폐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여파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한반도 지도 그래픽을 북쪽만 표시하는 지도로 교체했다. 북한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 애국가 가사에서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부분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