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업] "무조건 수술" 위급한 아버지 살려준 곳은 '군병원'

2024-02-20 20:39

add remove print link

대학병원에서 거절 당하고 발 동동 구르던 가족

'의료 대란'에 다급한 환자를 받아준 곳은 군병원이었다.

20일 뉴스1은 여성 임 모 씨의 사연을 전했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임 씨의 아버지(83)는 일주일 전 넘어져 고관절 골절상을 입었다. 임 씨는 후두암, 심근경색 등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다.

딸 임 씨는 아버지의 수술을 위해 서울대·한양대·경희대 등 대학병원들에 문의했으나 "응급실에 전공의가 없어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민간인 환자를 돌보는 군병원 / 뉴스1
민간인 환자를 돌보는 군병원 / 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일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거나 임시로 병원을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임 씨는 요양병원까지 알아봤지만 수술이 끝난 후 뼈가 붙은 상태의 환자만 받을 수 있다는 답에 좌절해야 했다.

그런 임 씨 부녀에게 손길을 내민 건 군병원이다.

임 씨는 "마침 오늘 아침에 TV 뉴스를 보는데, 군병원이 환자를 받는다고 해서 (수도병원에) 전화했다"라며 "수도병원에선 '알아보겠다'라고 말하더니 곧 '바로 오라'라고 전화를 줬다"고 전했다.

의료 대란에 애타는 환자와 보호자들 / 뉴스1
의료 대란에 애타는 환자와 보호자들 / 뉴스1

임 씨는 "그 전에 통화한 대학병원에선 아버지가 연세가 많고 기저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렵다고만 말했는데, 여기선 만나자마자 '무조건 수술할 것'이라고 말해줬다. 안도감이 들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임 씨 어머니(78)는 "파업이 끝날 때까지 그냥 있어야 하나 해서 암담하고 막막했었다"라며 "나라에서 군병원을 열라고 한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수도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이날 오후 2시까지 2명의 민간인 환자를 받았다. 이들 모두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지 못한 환자들이었다.

군 당국은 의료공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부터 수도병원 등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을 개방했다. / 뉴스1
군 당국은 의료공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부터 수도병원 등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을 개방했다. / 뉴스1

석웅 수도병원장은 "우리 본연의 임무는 군인 치료지만 군병원은 언제든지 국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라며 "외래진료의 민간인 개방도 필요하다면 지침에 따라 열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라고 밝혔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