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사과하라” 오늘(19일) 기자회견서 얼굴 드러낸 '카이스트 졸업생'
2024-02-19 16:29
add remove print link
“졸업식 당시 과도한 제압당해”
“R&D 예산 삭감도 밀실 합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다 강제 퇴장당한 졸업생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신 대변인은 19일 대전 서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금요일(16일)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정부의 부자감세와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는 이유로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입을 막히고 사지가 붙들려 연행됐다"며 "어떤 권한으로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을 폭력적으로 쫓아내고 복귀도 못 하게 감금한 것인지 대답하라"고 말했다.
이어 "학위 수여식 당일 저는 어떠한 위해도 가할 의도가 없었지만, 쓰고 있던 안경이 날아가고 마스크 줄이 끊어지는 등 과도하게 제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호원들이 문밖을 지키고 있는 별실에서 30분 동안 감금당했고 '사람들을 선동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경찰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 그대로 연행됐다. 대통령을 향해 피켓을 들어 올린 게 표현의 자유, 신체의 자유를 억압할 정도의 업무방해였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한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인 '부자감세 철폐', 'R&D 예산삭감 복원' 메시지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부자감세는 물론, R&D 예산 때도 연구자들 모르게 밀실 합의를 진행했다. 정부·여당은 이에 대해 사과하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 노력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취업준비생으로 이 사건 이후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걱정되지만, 진압과 조사 과정에서 부당함을 알리는 게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카이스트가 예산 삭감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만큼, 동료들과 연구 현장에서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출신인 신 대변인은 지난 16일 오후 진행된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도중 강제 퇴장당했다.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이 축사를 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질렀기 때문이다. 신 대변인은 당시 정부가 올해 삭감한 R&D 예산을 복원하라는 취지의 항의성 발언을 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은 신 대변인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수여식 현장 밖으로 데리고 나갔고, 경찰에 인계했다.
대통령경호처 측은 이와 관련해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했다. 법과 규정,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당일 업무 방해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조만간 다시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유성경찰서는 현재 신 대변인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대변인은 대학생 신분이었던 2022년 녹색정의당에 입당, 지난해 말부터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